SSBN 떠난 지 사흘만

(서귀포=연합뉴스)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이 24일 오전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해 승조원들이 군수 적재를 하고 있다. 2023.7.24
(서귀포=연합뉴스)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이 24일 오전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해 승조원들이 군수 적재를 하고 있다. 2023.7.24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의 LA급 핵추진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이 제주 해군기지에 24일 입항했다.

이를 계기로 한미 군 당국이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데다 북한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도발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 핵잠 입항 공개는 대북 사전 경고장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해군 “군수 적재 목적”

해군은 이날 아나폴리스함의 입항 소식을 전하며 “작전 임무 중 군수 적재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아나폴리스함 입항을 계기로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교류 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나폴리스함은 지난 18∼21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던 미국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떠난 지 사흘 만이다.

LA급 원자력추진잠수함으로 오하이오급 SSBN이나 원자력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과는 달리 핵무기가 탑재되지 않는 등 미군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아나폴리스함은 지난해 9월 동해 공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한미일 해군은 아나폴리스함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으로 가정하고 이를 탐지·추적하며 상호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훈련을 펼친 바 있다.

한편 아나폴리스함은 대함전 및 대잠전을 주 임무로 수행하는 핵추진잠수함으로 총 62척이 건조된 LA급 잠수함의 49번째 함정이다. LA급 잠수함은 배수량이 6천t 내외이며, 13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북, 또다시 도발하나

한미 군 당국은 이전과 같이 이번에도 아나폴리스함의 제주 입항을 계기로 한미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 강화 차원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건 이 때문이다. 북한은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나 계기(미군 정찰기의 영공 침범, SSBN의 부산 입항 등)가 될 때마다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2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9일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동해상을 향해 쐈고 22일엔 순항미사일 수발을 서해상을 향해 쏴 올렸다.

실제로도 북한의 기존 도발 등 상당 부분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남북관계 훈풍이 부는 와중에도 북한이 깜짝 도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한반도 인근의 미 전략자산 동향과 맞물린 행동이라는 것이다. 북한도 정찰자산 등을 통해 한미의 움직임을 그만큼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나아가 전승절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무력시위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큰데, 통상 미군이 운용하는 핵추진잠수함의 경우 그 위치나 동선 등을 공개하지 않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날 공개는 북한의 도발 움직임 등을 사전에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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