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으로 가기 위한 통로
육상통로 ‘수바우키 회랑’ 노려
폴란드 국경 1000명 병력 배치
“우크라가 집속탄 쓰면 우리도”
러의 크림대교에 폭발음 발생

러-우크라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용병기업인 바그너 그룹을 벨라루스로 대거 재배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수바우키 회랑을 전략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폴란드는 벨라루스 국경에 1000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차량을 확대 배치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크림대교 (출처: AP, 뉴시스)
러-우크라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용병기업인 바그너 그룹을 벨라루스로 대거 재배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수바우키 회랑을 전략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폴란드는 벨라루스 국경에 1000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차량을 확대 배치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크림대교 (출처: AP, 뉴시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크림대교에 폭발음이 발생하는 등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가 잇따라 러시아 용병기업인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로 대거 재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연결하는 수바우키 회랑을 전략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수바우키 회랑은 러시아가 유럽 쪽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육상통로다. 이에 폴란드는 벨라루스 국경에 1000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차량을 확대 배치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안드리 뎀첸코 대변인은 자신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바그너 그룹의 움직임이 관측됐으며 그들은 벨라루스에 있다”고 말했다. 스타니슬라브 자린 폴란드 특임조정관 대행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있다는 점을 폴란드 정부도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수백명 정도가 머물고 있을 수 있다”고 주둔 규모를 추정했다.

벨라루스 내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단체인 ‘벨라루스 하준 프로젝트’도 지난 14일 바그너 그룹 용병들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차량 60대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병력을 태운 차에 친러시아 반군이 수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벨라루스 국방부는 바그너 그룹 일부 병력이 벨라루스로 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 14일 수도 민스크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 군사 지역에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 장병들을 교육하고 있다면서 훈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군 예비역 연대장 겸 하원의원은 러시아 국영TV에 출연해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군을 훈련시키러 벨라루스로 간 것은 명확하지만, 실제로 그것만 하지는 않는다”며 “수바우키 회랑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사시 우리는 수바우키 회랑을 긴급히 필요로 할 것”이라며 “이 회랑을 몇 시간 안에 점령할 수 있는 병력이 준비돼 있도록 하는 문제로, 우리는 이 부분에서도 서방을 능가했다”고 덧붙였다.

◆“집속탄 러에 사용한다면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관영 방송 로씨야1 인터뷰를 통해 향후 집속탄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지금까지 집속탄을 쓰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가 만약 (최근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집속탄을 러시아군에 사용한다면, 우리도 똑같이 (집속탄으로) 대응할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집속탄 사용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떠넘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확인된 여러 증거와 배치된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전선 곳곳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집속탄의 폭발 흔적과 불발탄을 수집해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된 집속탄은 큰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자탄)이 들어 있는 무기로, 단번에 광범위한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초토화하는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이에 2007년 웰링턴 선언과 아일랜드 더블린 회의, 2010년 유엔 집속탄 금지 협약(CCM) 등을 통해 120여개국이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3일 “미국에서 보내온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며 “아직 사용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 “집속탄 공급은 우크라이나군의 탄약 부족에 따른 조치”라며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만 집속탄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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