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일대서 동해상 고각 발사

日 “고도 6천㎞ 찍고 동해 낙하”

석달만 ICBM 도발… 올해 4번째

尹, 리투아니아서 긴급 NSC 주재

[서울=뉴시스]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이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6월 15일 이후 27일 만이다.
[서울=뉴시스]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이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6월 15일 이후 27일 만이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고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1천㎞를 비행한 뒤 바다에 떨어졌다.

이번 미사일 무력시위는 ‘미군의 정찰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며 격추를 시사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연이은 위협 담화와 이에 대응한 우리 군의 반박 등 주고받기 이후 하루 만에 나타난 반응이어서 주목을 받는다.

◆합참 “北 장거리 탄도탄 1발 포착”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정상각(30∼45도)이 아닌 ‘고각(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약 1천㎞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북한 ICBM으로 추정된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과 최고 고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오전 11시 13분께 북한 ICBM이 최고 고도 6000㎞로 74분 비행해 홋카이도 서쪽 250㎞,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공영 NHK가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이번 북한 ICBM을 정상 각도로 쏠 경우 1만 5천㎞ 이상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라 대미를 겨냥한 무력시위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최고 고도 등으로 볼 때 이번 ICBM은 신형 고체연료인 ‘화성-18형(정점 고도 3천㎞ 형성)’보다는 액체연료인 ‘화성-17형’일 가능성에 일단 무게가 실리지만, 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제원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5일 탄도미사일 도발 이후 27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준으로는 지난 4월 13일 신형 고체연료 기반 ‘화성-18형’ 이후 90일 만이다. 지난 2월 18일 ICBM ‘화성-15형’과 3월 16일 ICBM ‘화성-17형’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4차례다.

◆北 ICBM 도발 배경은

북한의 이날 ICBM 도발은 앞서 지난 10~11일 이틀간 미군 정찰기의 통상 정찰활동을 겨냥해 3차례에 걸쳐 담화문을 내 ‘격추’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위협한 직후 이뤄져 그에 따른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군도 북한의 거듭된 주장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한 뒤, “도발 명분 축적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던 바 있다.

특히 김 부부장이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EEZ는 통상 무해통항권(선박이 연안국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지 아니하는 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는 국제법상의 권리)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라 군 안팎에서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또 지난 5월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오는 27일 6.25전쟁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해 내부 결속을 꾀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노린 카드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 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 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현지에서 화상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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