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본사 고위직 잇따라 소환
구 전 대표 소환도 임박한 듯

KT 본사. (출처: 연합뉴스)
KT 본사.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계열사 일감을 특정 회사에 몰아줬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KT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룹 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최근 KT 본사 최고위직을 잇따라 소환했다. 그간 하청업체 관계자와 실무자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던 차원과는 달리 KT 윗선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현직 부사장인 신현옥 KT 경영관리부문장(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이달 4일에는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겸 대표이사 대행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박 대행은 지난 3월 구현모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 이후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또 검찰은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황욱정 KDFS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4일과 6일 잇따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황 대표의 자녀 2명이 KDFS에 허위 고용돼 일도 하지 않으면서 1억원대 연봉을 받으며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지난달 22일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다.

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사건은 애초 사옥관리 하청업체 KDFS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KDFS가 회삿돈을 빼돌려 KT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나눠 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새로 시설관리 일감을 발주하게 된 KT텔레캅의 임원에게 신 부사장이 ‘KDFS에 일감을 몰아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임원은 박 대행이 ‘일감 몰아주기는 구 대표와 얘기된 것’이라며 압박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DFS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횡령이 이뤄졌고, 이 중 일부인 10억원 이상이 비자금으로 활용됐다고 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가 구 전 대표 등의 비자금 조성에 활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의 칼끝이 KT 대표급을 향하면서 구 전 대표 등에 대한 조사도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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