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부대 최대 200발 배치 예정

북한도 갈수록 핵‧미사일 역량 과시

“北고체연료 미사일부대 28개 추정”

남북 단절의 시대… 올해도 살얼음판

국군의날 영상에 등장한 고위력 현무 계열 ‘괴물 미사일’ 모습. 2022.10.1 (국군의날 방송 캡처)
국군의날 영상에 등장한 고위력 현무 계열 ‘괴물 미사일’ 모습. 2022.10.1 (국군의날 방송 캡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 탄도미사일이 올해부터 본격 양산된다. 현무-5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8~9t)를 탑재할 수 있으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 무기로 꼽힌다.

북한 역시 국방력 강화 계획의 일환이라지만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남측을 겨냥하는 미사일 운용 부대도 대거 늘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남북 간 군비 경쟁은 갈수록 가열되는 양상이다.

◆정부관계자 “현무-5 개발 완료… 올해말 양산 돌입”

아시아경제는 지난 3일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현무-5는 올해 초부터 시험발사를 거쳐 개발이 마무리됐으며, 올해 말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보도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공장에서 올해 말부터 연간 최대 70여발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초 안흥시험장 부근부터 서해 서남방 방향으로 약 300㎞ 이상 거리 해역까지 미사일 시험을 위한 항행경보가 발령됐을 당시 군은 현무-5 시험발사 여부 등에 대한 전문가 전망에 일단 부인했지만 이 기간 적절한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해 시험에 나섰던 것으로 관측된다.

‘현무-5’는 탄두 중량 8∼9t에 추력 75tf(톤포스), 마하 10 이상의 하강 속도를 지녔고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하면 폭발력이 전술핵에 버금가는 위력을 낼 수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체 핵을 보유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한 핵무기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게끔 군 나름의 방식으로 설계한 것인데, 특히 고중량을 활용해 지하 100m보다 더 깊은 갱도와 벙커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핵심 군사시설이 지하에 몰려있는 북한 정권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군은 미사일사령부 예하 부대에 최대 200여발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현무-5는 미사일사령부 탄도미사일여단 예하 부대인 1200대대 등에 배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해군이 보유 예정인 합동화력함에도 현무-5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현무-5 개발과 함께 기존에 보유한 지대지 순항미사일 현무-3(최대 사거리 1500㎞)도 성능 개량에도 나선다. 순항미사일은 일정한 비행 궤적을 그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저고도로 장시간 비행하고, 최종 단계에서 회피 기동과 탐색기(SEEKER, 시커)를 활용해 요격을 피하면서 명중률을 높인다. 적 탐지를 어렵게 하면서 탐색 기능을 활용해 적중률을 높인다는 것인데, 미국의 대표적인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는 건물의 창문을 뚫고 정확히 목표를 때릴 수 있을 정도다.

◆北잇단 도발 속 南겨냥 미사일 운용부대 대폭 늘려

북한은 지난 5월 말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쏴 올린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이 서해상에 추락한 이후 소강상태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번갈아 시험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끌어올려왔다.

특히 지난 3월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한데 이어 같은달 28일에는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전격 공개했고, 4월 8일에는 수중핵무인공격정 ‘해일-2형’의 수중폭파 시험을 전하는 등 새로운 발사 플랫폼과 투발 수단 형태의 무기체계 공개를 통한 무력시위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러다가 닷새 뒤인 13일에는 고체연료 ICBM까지 발사하며 기술력과 함께 군사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해 이후 지난 3월까지 잇따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판 토마호크’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도 예상보다 뛰어난 저공침투 및 지형추적 비행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군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500㎞인 ‘화살-1′형과 2000㎞인 ‘화살-2′형 두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난 3월에는 처음으로 수중의 잠수함에서도 시험 발사하는데 성공해 투발 수단을 다각화했다.

여기에다 핵‧미사일 전력 강화해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남측을 겨냥한 미사일 운용 부대를 대폭 늘렸다는 스위스 정보당국의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보국(FIS)은 최근 펴낸 ‘2023 정세 보고서’에서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미사일 포대를 28개 이상 가졌을 수 있다면서 “이와 유사한 러시아 부대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또 북한이 발사 플랫폼을 늘려왔다며 그 예시로 지난해 9월 25일 미사일을 쏜 저수지 수중발사장을 들면서 “빈자의 핵잠수함”이라고 칭했고, 이어 “모든 북한 무기 시험의 핵심은 단순히 개발 차원이나 정치적 동기의 상징적 의미 수준이 아니라 작전적 역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삼자들이 북한의 무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중국이 관여하고 있음도 시사했다.

이렇게 남북의 국방력 강화 계획과 맞물린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남북 구도는 경색국면을 넘어 단절의 시대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도발’과 ‘비례 대응’이라는 강대강 기조를 이어오다 극우 성향의 통일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인데, 대화보다는 대결에 방점을 둔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행태를 볼 때 올해도 한반도 정세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내걸을 전망이다.

북일이 물밑접촉을 하고 있고 이와 연관된 미중러의 역학관계가 맞아떨어지는 형국(미국은 북한 관리, 중국은 남한이라는 독립 변수가 사라져 미국만 상대, 러시아는 동북아 안정이 유리)에서 이와는 무관하게 30% 안팎의 지지 세력들만을 안고 가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결국 통미‧통일봉남의 신세로 전락하는 등 윤 정부만 고립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으로 갈 수 있어 외교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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