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시위에 獨 방문 취소
경찰 4만 5000명·장갑차 투입

사진은 프랑스 리옹에서 순찰 중인 경찰(출처: AP, 연합뉴스)
사진은 프랑스 리옹에서 순찰 중인 경찰 (출처: A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프랑스 경찰관이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프랑스 전역에서 5일째 격렬한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알제리와 모로코인 부모를 둔 17세 나엘은 지난달 27일 오전 파리 서부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고 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나엘의 유족과 지인들은 이날 오후 나엘이 살던 곳이자 숨진 곳인 낭테르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이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장례식 참석을 위해 낭테르의 그랜드 모스크에 줄을 섰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은 경비를 섰고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장갑차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약 4만 5000명의 경찰을 시위 현장인 파리, 리옹, 마르세유 3대 도시에 투입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날 도심을 돌며 시위대와 시가전을 벌이며 최루탄을 발사했다. 당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1311명의 시위참가자를 체포했고 5일째 되는 날 322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 금지를 발표하고 대중교통의 저녁 운행 중단을 명령했으며 일부는 야간 통금 시간을 부과했다. 당국의 잇단 보안 조치 강화로 폭력 시위는 다소 줄어들었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폭력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다친 경찰과 군경찰이 200명 이상이며 자동차 2000대와 건물 700채가 약탈당하거나 때로는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외신은 이번 총격 사건은 프랑스 내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에 대한 오랜 불만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법 집행 기관에 조직적인 인종 차별이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2018년 말 프랑스 대부분을 마비시킨 ‘노란 조끼’ 시위에 이어 다시 한번 대규모 폭력 시위를 마주한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 국빈 방문 일정까지 연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국내 사정으로 고위급 행사를 취소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3월에 연금 개혁을 둘러싼 긴장 속에서 영국 찰스 왕의 계획된 국빈 방문을 연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로 커지는 사회 불안이 프랑스의 글로벌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치적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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