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순신 프로젝트로
16억 예산 투입해 복원작업
복원력 부족·누수 문제 심각
7번 유찰 끝 154만원 낙찰
이동·관리 문제로 폐기 결정

거제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 앞에 있는 1592 거북선. (제공: 거제시) ⓒ천지일보 2023.06.27.
거제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 앞에 있는 1592 거북선. (제공: 거제시) ⓒ천지일보 2023.06.27.

[천지일보 거제=윤선영 기자] 16억원을 들여 2011년에 원형 복원된 ‘1592 거북선’이 짝퉁·부실시공 등 각종 논란으로 수모를 겪다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경남 거제시는 1592 거북선 폐기를 결정하고 곧 소각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거북선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에서 7번의 유찰 끝에 154만원에 낙찰돼 활용 방안이 나오는 듯했으나 낙찰자가 인도 기한을 넘기면서 결국 폐기 절차를 밟게 됐다.

2010년 경남도가 추진한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당시 1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거북선은 이듬해 수입 목재가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짝퉁 논란을 일으켰다. 더욱이 복원력 부족으로 인한 안전과 누수문제까지 겹치면서 결국 폐기라는 결과를 맞았다.

해당 거북선 논란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7월 국립산림과학원은 통영시 문화마당 해상에 정박한 판옥선과 거제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에 있는 거북선에서 채취한 시료 26개를 검사한 결과 수입 목재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문화재 복원은 원재료를 똑같이 사용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데 모두 수입산 목재로 나타났다며 다만, 국내산과 수입 목재의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100톤이 넘는 이 거북선은 부식을 막기 위한 방부처리가 쉽지 않은 데다 매년 누수로 인한 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태풍 힌남노 여파로 배의 꼬리 부분이 파손되면서 폐기 의견이 흘러나왔다.

낙찰자는 이순신 장군 관련 시설에 거북선을 기증할 계획이었으나 이동·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거북선에 사용된 목재는 바로 소각이 어려워 폐기물 업체에 용역을 맡기고 철물은 고물상에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활용 가치가 있었다면 어떻게든 살렸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문화상품이었기 때문에 조사도 많이 했고, 폐기 결정까지 오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창원지법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성욱 부장판사)는 2012년 2월 경남도가 추진한 원형 복원 거북선 건조에 수입 소나무를 사용한 혐의로 거북선 시공사인 금강중공업 대표 A(52)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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