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단오제 행사 막 내려

시민 및 관광객 위로하는 공연

악·가·무, 세 가지 융합 무대 선사

[천지일보 강원 =이현복 기자] 23일 강릉단오제 엿세째 날을 알리는 조전제가 단오제단에서 거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 =이현복 기자] 23일 강릉단오제 엿세째 날을 알리는 조전제가 단오제단에서 거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릉=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가 지난 18일 개막한 가운데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본지는 23일 오전 10시 조전제를 시작으로 단오제 여섯째 행사가 열리는 현장을 찾았다.

조전제는 유교식 제례로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성황신께 기원하는 제사다. 이날 조전제에는 김기영 강릉시의회 의장이 초헌관을, 최장길 강릉농업협동조합장이 아헌관, 심훈섭 강릉소상공인연합회장이 종헌관으로 참석했다.

이어 11시에는 우리나라의 여러 명산의 산신들을 청하고 대관령의 산신을 모시는 ‘산신굿’이 진행됐으며 12시부터는 마마와 홍역을 가져오는 신으로 믿는 손님을 모시는 굿인 ‘손님굿’이 열렸다. ‘천왕굿’도 펼쳐졌다. 천왕은 사람들에게 명과 복을 주는 신으로 가정의 안락과 자손의 창성을 기원한다. 천왕굿에 이어 연행되는 굿놀이로 ‘도리강관원놀이’라 부르는 ‘천왕곤반 놀이’가 진행됐다. 마지막 굿판은 가정의 안락과 자손 발원을 기원하는 축원굿이 열렸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릉 단오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단오제단에서 산신굿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릉 단오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단오제단에서 산신굿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행사장에 참석한 김하숙(가명, 84, 여, 강릉 놈암동)씨는 “해마다 단오제에 참여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열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열려 가족의 안녕과 지역의 화평을 기원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릉단오제 아리마당에서 사천농악대의 신명나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릉단오제 아리마당에서 사천농악대의 신명나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사천농악대의 농자천하지대본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사천농악대의 농자천하지대본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수리마당에서는 ㈔아리랑보존회 동해지부가 코로나19 이후 삶이 힘들고 어려워진 시민과 관광객을 위로하고 에너지를 주기 위해 신명 나는 ‘우리의 소리 아리랑’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또 동두천시립이담농악단은 꼭두쇠 김경수(동두천 무형문화제 제3호 이담농악 보유자)를 주축으로 ‘설장구 시나위×놀이’을 펼쳤다. 네 명의 장구 연주자와 실내악단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곡으로 ‘악·가·무’ 세 가지 장르가 결합해 새로운 예술융합 곡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을 관람하던 박성철(가명, 62, 남, 서울)씨는 “올해 대면으로 축제를 개최한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주말도 즐길 겸 단오제를 방문했다”며 “규모가 정말 대단하다. 신나는 농악도 즐기고 오길 잘했다”고 뿌듯해했다.

행사장에는 이외에도 이능자 한국전통무용연구소 소속의 재일교포, 일본인, 한국인으로 구성된 무용단이 기우너부, 소고춤, 버꾸춤, 대금산조, 아쟁산조 등 다양한 춤과 연주를 선보였다. 또 국악과 서양음악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다양한 각도로 해석, 국악의 대중화와 전문화를 이끌어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예술단체인 국악밴드 해랑이 옛 전통에서 현대까지 그 시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었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아리마당에서 탈놀이인 관노가면극을 펼친 공연단이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아리마당에서 탈놀이인 관노가면극을 펼친 공연단이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아리마당에서는 사천농악대의 빠르고 경쾌한 가락의 공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제 탈놀이인 관노가면극이 펼쳐졌다. 이어 호남우도농악(전라도 서부지역의 농악)의 대표인 이리농악대의 공연과 논산 전통두레풍물보존회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두레풍장 공연도 신명 나게 열렸다.

특히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서 이른 봄 모내기부터 가을에 풍요로운 수확과 타작에 대한 내용이 구전으로 내려온 토속 노동요인 ‘강릉학산오독떼기’ 공연도 진행됐다.

강릉단오제 전수교육관 공연동에서는 국내 유일의 무언가면연극인 관노가면극에 재미있는 대사와 이야기를 넣어 인형극으로 새롭게 재창작한 관노가면인형극 공연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릉단오제 전수교육관 공연장에서 국내 유일의 무언가면연극인 관노가면극에 재미있는 대사와 이야기를 넣어 인형극으로 새롭게 재창작한 관노가면인형극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릉단오제 전수교육관 공연장에서 국내 유일의 무언가면연극인 관노가면극에 재미있는 대사와 이야기를 넣어 인형극으로 새롭게 재창작한 관노가면인형극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미래 단오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꾸미는 무대 ‘단오클라쓰’는 수업과 강의라는 뜻이다. 학생이 학교가 아닌 축제 현장에서 단오제에 일원으로 참여하고 한국 문화와 단오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 ‘클라쓰가 다르다’라는 말처럼 단오 DNA를 지닌 강릉지역 청소년들이 천년을 이어온 강릉단오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좋은 무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아 의미를 더했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 장사 씨름대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 장사 씨름대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 장사씨름대회장을 찾은 인기 연예인 남포동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 장사씨름대회장을 찾은 인기 연예인 남포동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무엇보다도 민속놀이 중 빼놓을 수 없는 전국 단오제씨름대회가 열렸다. 인기 연예인 남포동씨가 씨름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관람객들이 환호했다.

또한 만 34세 이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더문화로움(8인조 퓨전 국악팀) 공연팀이 동-서양의 여러 악기(신디, 태평소, 아쟁, 대금, 가야금)와 타악기, 판소리, 현대무용 등으로 흥미를 더했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 그네 타기.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단오제 그네 타기. ⓒ천지일보 2023.06.23.

오후가 되자 주말을 맞아 관광객이 더 몰리기 시작했다. 단오제 행사장과 체험 부스에는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원도 무형문화제 제30호 김순덕 전통수자장이  강릉 무형문화 유산관에서 전시관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강원도 무형문화제 제30호 김순덕 전통수자장이 강릉 무형문화 유산관에서 전시관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 무형문화재 유산관.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강릉 무형문화재 유산관.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2023 강릉단오제 여섯째 날 행사자을 찾은 관광객에게 신주미 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23일 2023 강릉단오제 여섯째 날 행사자을 찾은 관광객에게 신주미 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23.

체험부스에서 전통차 맛보기 부스를 운영하는 김경하 한국차인연합회 강릉지회장은 “우리나라 전통 차를 홍보하기 위해 전통차 맛보기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많은 차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녹차를 잘 알고 마시면 사람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단오부채에 그림 그리기.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단오부채에 그림 그리기.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어머님을 따라 나온 5살 어린이가 단오부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래 희망은?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어머님을 따라 나온 5살 어린이가 단오부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래 희망은? ⓒ천지일보 2023.06.23.

전통부채 그리기 체험 부스에서 만난 한 연인은 “단오제를 3일 동안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다”며 “강릉에 머무는 동안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어 부채에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행사가 시작되면 소음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지역의 대표 축제인 만큼 함께 즐기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단오공원으로 가는 길에 마련된 신주등 터널.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단오공원으로 가는 길에 마련된 신주등 터널.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백인백차 들차회장의 전경. ⓒ천지일보 2023.06.23.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백인백차 들차회장의 전경. ⓒ천지일보 2023.06.23.

강릉단오제 축제 관계자는 “이번 강릉 단오제 때 신주미를 담그기 위해 쌀 모으기에 참여한 시민이 총 6529가구나 되고, 쌀 2105가마(80㎏ 기준)와 온라인으로 561세대가 동참해 841만원이 모아졌다”며 “강릉 시민의 단오제에 대한 사랑을 실감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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