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15일 본격 출시… 비과세·연 6% 금리는 장점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에 최대 금리 혜택은 받기 어려워
3년 뒤 금리 변동도 불안 요소… 펀드 투자 하는 청년층도
만 34세 넘은 청년층, 고금리 인뱅·저축은행 상품 찾아

(서울=연합뉴스) 매월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최대 5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원들이 가입 상담을 하고 있다. 2023.6.15
(서울=연합뉴스) 매월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최대 5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원들이 가입 상담을 하고 있다. 2023.6.15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청년정책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지난 15일 베일을 벗은 가운데 장단점과 대체상품 등에 대한 이목이 끌리고 있다. 

정부 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감안했을 때 이득이 될 수 있지만 5년이라는 초장기 만기에 매월 70만원을 넣기에는 자칫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득 우대금리 조건과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청년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 34세를 넘겨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의 경우,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청년도약계좌, 최대 8.86% 이율 제공

청년도약계좌는 총 급여 6천만원 이하·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 조건을 충족하는 만 19∼34세면 가입할 수 있는 정책상품이다. 매년 70만원 한도 내에서 5년간 부으면 개인소득 수준에 따른 정부 기여금에 이자 비과세 혜택을 더해 최대 5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금융위는 향후 기준금리가 5년간 변동이 없고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을 달성했다고 가정할 경우 5년간 개인소득 2400만원 이하인 가입자의 연 기대 수익률이 연 7.68~8.8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 소득 3600만원 이하인 경우 연 7.01~8.19%, 4800만원 이하는 연 6.94~8.12%, 6천만원 이하는 연 6.86~8.05%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주요 은행 중 우대금리 조건을 가장 쉽게 충족할 수 있는 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30개월 이상 입출식 계좌로 급여 이체(1.0%p) ▲직전 1년간 정기 예·적금 미보유(0.5%p) ▲우리카드 매월 10만원 이상 결제실적 보유(0.5%p) 등을 충족하면 최대 1.0%의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급여이체 실적만 달성해도 우대금리 실적이 충족되는 셈이다. 

KB리브엠 요금제를 사용 중이라면 KB국민은행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36개월 이상 급여 이체 시 0.6%p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월 2건 이상 공과급 자동이체 또는 청년도약 LTE 요금제 자동이체를 36개월 이상 달성하면 0.3%p, ‘KB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 또는 주택청약 신규 가입 시 0.1%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직전 1년간 신한은행 예·적금 거래가 없는 신규 고객에 0.4%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급여이체 30개월 이상 0.3%p, 30개월 이상 카드 실적 보유 시 0.3%p 우대금리를 준다. 청년도약계좌 가입 후 본인 명의 입출금통장으로 신한카드 결제 실적이 30개월 이상 있어도 0.3%p 우대해준다. 

하나은행은 청년도약계좌 가입 후 급여 이체 또는 가맹점대금 입금 실적 조건을 만족하면 연 0.6%p 우대한다. 이외에도 마케팅 동의(0.1%p), 하나카드 결제실적 매월 10만원 이상(0.2%p), 직전 1년간 적금 또는 예금을 미보유할 경우 0.1%p 등의 우대금리 혜택을 준다. 

농협은행은 급여이체 실적에 따라 최대 0.5%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가입월부터 만기 전전월 말까지 카드를 월 평균 20만원 이상 이용해도 0.2%p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급여이체 0.5%p ▲마케팅 동의 0.1%p ▲공과금 자동이체 0.2%p ▲카드 실적 0.2%p ▲최초 신규 고객 0.3%p 중 선택해 최대 1.0%의 우대금리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까다로운 우대조건·5년 만기에 인기↓

청년도약계좌가 베일을 벗었지만, 전 정부가 내놨던 청년희망적금보다는 다소 관심이 뜨겁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청년희망적금은 사전 가입확인 기간 약 200만명이 가입 여부를 확인한데다, 전체 가입자만 300만명에 달했다. 출시 당일에도 출생연도별 5부제를 실시했지만 은행 앱 접속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청년도약계좌도 신청 대부분이 모바일 앱을 통해 이뤄졌지만 접속 장애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0일 오후 6시 반 기준 청년도약계좌 누적 가입 신청자 수는 32만 8천명(중복제외)에 불과했다. 청년희망적금 가입기간이 2주, 가입자가 286만명이 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못 미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같은 현상에는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과 함께 5년이라는 초장기 만기가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제시한 최대 은행 이자 혜택인 534만~640만원을 받기 위해선 월마다 70만원을 적금해야 하는 데다, 1.5%p의 우대금리 조건까지 만족해야 한다. 

은행 우대금리 조건에 월 30만원 이상 카드결제 실적을 가입 기간의 절반 이상 유지하거나, 이전 이용 실적이 없어야 하는 것 등이 포함됐다. 

기본금리가 가입 년마다 바뀌는 데다, 올해 가입한다 해도 3년 뒤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청년층의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망설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3년후 금리가 0.25%p만 떨어져도 청년들이 모을 수 있는 목돈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봉 2400만원인 청년이 청년도약계좌에 매월 70만원을 납입해 정부 기여금을 최대로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현 최고금리인 6%를 5년 고정으로 적용하면 만기 후 수령 금액은 5천만 9700원이다. 반면 3년 후 금리 변동으로 인해 적금 금리가 0.25%p 이상 떨어지면 나머지 2년간은 연 5.75%와 같거나 아래의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 경우 받을 수 있는 수령액은 4983만 9950원 이하로 떨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5년 만기의 청년도약계좌보다 펀드를 찾아서 넣는 편이 사실상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추세가 널리 퍼지고 있다”며 “특히 마지막 2년간 변동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이 청년층을 불안하게 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청년층이 주 고객인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청년도약계좌를 내놓지 않은 이유도 서류가 복잡한 데다 다소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희망적금 역시 반 이상이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하는 경우가 있었던 만큼 청년도약계좌 역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입 어렵자 쏠쏠한 예·적금에 눈길

이러한 가운데 일부 청년층은 청년도약계좌 대신 목돈 마련을 위한 고금리 예·적금을 찾아 나서고 있다. 특히 청년도약계좌 가입 요건인 만 34세를 넘긴 청년들의 경우, 일반 정기 예·적금과 특판상품을 찾아 나서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다. 

천지일보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36개월 만기 정기 적금 상품 금리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신한은행의 ‘신한 청년저축왕 적금’이었다. 신한 청년저축왕 적금은 총 5.85%의 금리로 매월 30만원을 납입할 수 있는 자유적금식 상품이다. 

이는 ▲급여클럽 월급봉투를 6개월 이상 받거나(0.5%) ▲만기 시 원금 300만원 이상인 경우(0.3%) ▲신한은행 입출금 통장 첫 신규 대상/거래중지 계좌만 보유한 경우(0.3%) ▲초대코드를 입력받거나 입력한 경우(0.2%) 등을 통해 모든 가산금리를 받을 경우다. 

케이뱅크의 ‘코드K자유적금’도 좋은 방법이다. 코드K자유적금은 36개월 만기로 가입할 경우 최대 4.4%의 금리를 제공한다. 코드K자유적금은 월 30만원 한정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1인당 15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와 비슷하게 3년 만기, 2년 만기로 코드K적금을 가입할 경우 각각 4.40%, 4.35%의 금리를 적용받아 245만 4893만원, 149만 1448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에서는 최고 연 5.5%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우리은행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은 12개월간 입출식 상품을 제외한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지 않았던 고객에게 기본금리 2.5%에 3.0%p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가입기간은 12개월로 최고 월 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저축은행 정기 예금도 좋은 선택지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약 3개월 보름 만에 다시 연 4%대로 올라섰다.

지난 9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OK저축은행으로 12개월 기준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변동금리)’에 연 4.51%의 금리를 얹어 준다.

또 CK·동양·유니·청주저축은행은 정기예금에 연 4.5%, JT저축은행은 ‘회전정기예금 비대면(변동금리상품)’에 연 4.5%를 각각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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