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수색 도중 ‘두드리는 소리’를 감지했다고 밝힌 미국 해안경비대 트위트. (US Coast Guard Twitter)
합동 수색 도중 ‘두드리는 소리’를 감지했다고 밝힌 미국 해안경비대 트위트. (US Coast Guard Twitter)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3800m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러 심해 관광 잠수정에 올라탄 5명이 실종된 가운데 수색 도중 ‘수중 소음’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수중 탐지 능력을 갖춘 캐나다 항공기가 수색 도중 ‘두드리는 소리’를 수차례 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미 경비대는 캐나다 P-8 포세이돈, P-3 오라이언 항공기의 도움을 받아 실종된 관광 잠수정에 대한 합동 수색을 벌이고 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뭔가 ‘두드리는 소리’인 이 수중 소음은 첫 감지 후 4시간 후에도 들려왔다. 수중 소음을 확인한 수색 당국은 구조 작전 지역을 재조정하고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보는 미국 국토안보부로부터 메모가 유출되면서 공개됐다고 보도됐다. 이에 따르면 P-8 포세이돈은 무선 음향 탐지용 부표인 소노부이를 바다에 투입한 뒤 해당 지역에서 30분마다 두드리는 소리를 확인했으며, 이어 추가 탐지기를 투하한 4시간 후에도 또다시 두드리는 소리를 확인했다.

111년 전 3800m 밑으로 가라앉은 여객선 ‘타이타닉호’ 실물을 보여주다가 실종된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의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타이탄.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
111년 전 3800m 밑으로 가라앉은 여객선 ‘타이타닉호’ 실물을 보여주다가 실종된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의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타이탄.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

이날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타이타닉호 인근에서 실종된 잠수정에 탑승한 5명에겐 현재 40시간 미만의 호흡 가능한 공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의 제이미 프레드릭 수색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기 보고에 따르면 잠수정엔 이제 약 40시간의 호흡 가능한 산소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시간을 고려하면 한국시간으로 하루 반나절 가량의 골든타임만 남아있는 셈이다. 골든타임은 재난 사고나 응급 의료 등의 상황에서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이번 수색에는 정부 기관과 미국·캐나다 해군, 상업용 심해 회사들이 구조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수색대장은 이날 “코네티컷주보다 넓은 7600제곱마일(약 1만 9683㎢) 면적에 달하는 구조 활동을 펼쳤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던 관광 잠수정은 지난 일요일 잠수를 시작한 지 약 1시간 45분 만에 연락이 끊겼다. 8일간의 여행에 3800m(1만 2500피트) 깊이의 심해로 잠수하는 잠수정 푯값은 25만 달러(약 3억 2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실종된 잠수정은 무게 1만 432㎏으로 4000m 수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오션게이트의 ‘타이탄’ 잠수정으로 파악됐다. 이 잠수정은 트럭 크기의 잠수정으로 5명을 태우고 산소 공급을 통해 통상 4일간 잠수를 진행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잠수정에는 모두 5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잠수정에는 조종사와 3명의 유료 승객, 그리고 회사가 ‘콘텐츠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이 탑승했다.

특히 탑승자 명단에는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심해, 지구 일주 분야에서 기네스 세계기록 3개 보유자인 해미쉬 하딩(58)을 포함해 프랑스 탐험가인 폴-앙리 나게올레(77) 등도 포함됐다.

하딩은 지난 주말 SNS에 “드디어 타이타닉으로 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뉴펀들랜드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겨울을 맞고 있어 이번 탑승은 올해 타이타닉에 대한 유일한 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뒤 “기상이 열렸고 내일 잠수에 도전할 것”이라고 올렸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타이타닉호는 북대서양 횡단 여객선이다. 당시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만들어진 북대서양 횡단 초호화 여객선으로 4만 6000t급에 길이 270m, 폭 28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배였다.

지난 1912년 4월 10일 당시 승선 인원인 2223명을 태우고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는 첫 항해에 나섰다. 그러다가 출항 5일 뒤 빙산으로 추정되는 큰 충돌로 바닷속으로 침몰했다. 침몰 당시 영화처럼 구명정이 턱없이 부족해 모두 1514명에 달하는 승객들이 타이타닉호와 함께 가라앉았다.

타이타닉호는 현재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 1912년 대서양에서 침몰한 뒤 70여년이 지난 1985년에서야 대서양 아래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 이후 타이타닉호에 대한 광범위한 탐사가 이어졌다. 지난 100년이 지난 2012년에는 유네스코 수중 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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