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재난 블록버스터가 여름 극장을 찾는다. 재난 영화의 형태를 보이지만 출연한 이병헌은 “휴먼 블랙 코미디”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담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엄태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이 참석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엄 감독은 작품 제작 배경에 대해 “4년 전쯤에 레진 코믹스라는 곳에서 ‘유쾌한 왕따’라는 작품을 처음 봤고 2부인 ‘유쾌한 이웃’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대지진이 일어나서 서울 근방에 건물들이 무너진 가운데 어떤 아파트 하나만 무너지지 않았고 거기에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설정이 기존 재난 영화와 다르게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파트이기도 하고 한국 사람이라면 아파트는 친숙하고 익숙한 공간”이라며 “극한의 상황 속 친숙한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을 하면서 이야기를 각색했다. 그 안에 사는 많은 캐릭터들을 보면서 나랑 비슷한 사람이 누군지 찾아보고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선택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인 영탁 역을 맡은 이병헌은 “장르를 따지면 굳이 재난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보통의 재난 영화라면 재난이 계속 진행되고 재난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지만 이 영화는 재난이 벌어지고 이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버텨나가고 소통하면서 상황을 이겨내려고 애쓰는지 보여준다. 오히려 휴먼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캐릭터 설정에 대해 “촬영을 시작하기 전 캐릭터의 겉모습을 만들어 갈 때 분장팀, 의상팀과 이야기할 때 논리적이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굉장히 머리카락이 굵고 뻗쳐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고민했다. 처음 해본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박서준은 가족을 지키고자 애쓰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민성 역을 맡았다. 박서준은 “그동안 했던 작품의 역할들과는 다른 결의 캐릭터”라면서 “엄태화 감독님도 뵙고 싶었지만 이병헌 선배님 팬이어서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사실 나한테 먼저 온 작품이 아니었는데 작품을 알고 나서 강하게 하고 싶다고 어필을 했다”고 작품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막상 표현하면서 섬세하게 연기를 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많은 시간을 공들였다”고 덧붙였다.

간호사 명화 역을 맡은 박보영은 “우연히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먼저 회사 대표님께 이거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지 여쭤봐달라고 했다. 그러자 대표님이 ‘이거 이미 병헌이 형도 함께 할 수 있어’라고 하길래 서준씨랑 똑같이 그럼 이거 꼭꼭꼭 더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이전 인터뷰에서 많이 얘기했는데 다른 장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게 있었는데 제가 여태까지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서준과의 신혼부부 연기 호흡에 대해 “첫 촬영에서 처음 안녕하세요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해야 했다. 다정해 보여야 하는데 어디까지 해야하는지, 손을 올려도 되는지, 실례가 되지 않는지 고민을 했다. 그런데 첫 촬영이 웨딩 촬영이어서 그런지 그 뒤로 편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박서준은 “소품 사진을 찍는 거였지만 웨딩 촬영을 하면서 명화와 민성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과정을 처음부터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 황궁 아파트로 나오는 세트는 리얼함의 끝판왕으로 만들어졌다. 3층 규모로 만들어진 세트를 3~5개월간 만들고 촬영을 진행했다. 엄 감독은 “일단 황궁 아파트라는 공간이 처음 접근할 때부터 배우들의 캐릭터만큼 중요한 캐릭터라고 접근했다. 머릿속에 생각하는 아파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기존의 아파트에서 촬영하는 것이 힘들뿐더러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외관뿐 아니라 내부들도 만들 때 여기에 사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이 사는지 나타내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컷

연기한 배우들 역시 세트의 리얼함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원래 있는 아파트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의 주차장과 건물이었다. 원래 아파트를 3층까지만 부수고 우리가 쓰고 있는걸까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박보영은 “너무 신기해서 계단도 다 올라가 보고 문도 다 열어봤다. 특히 붙어있는 디테일한 메모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김선영도 “재난이 벌어지고 난 다음의 상황이다. 로비에 클로즈업을 할 것도 아닌데 미술팀이 진짜 리얼하게 ‘건전지 2개랑 계란 하나 바꾸실 분, 누구를 찾습니다’ 등 디테일한 사연과 재난 속 이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줬다”며 “메모들이 꽤 많았는데 꽤 많이 읽으면서 재밌었다. 어떻게 다 썼지 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한다고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 위에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하면 더 이상 볼 것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될 거라고 자신있게 봐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극장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8월에 개봉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