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러 심해 잠수정에 탔다가 실종된  오션게이트(OceanGate)의 설립자이자 CEO인 스톡턴 러쉬(61). (출처: OceanGate)
‘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러 심해 잠수정에 탔다가 실종된  오션게이트(OceanGate)의 설립자이자 CEO인 스톡턴 러쉬(61). (출처: OceanGate)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3800m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러 심해 잠수정에 올라탄 관광객들이 실종된 지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생존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타이타닉호 인근에서 실종된 잠수정에 탑승한 5명에겐 현재 40시간 미만의 호흡 가능한 공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 잠수정에는 모두 5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잠수정에는 조종사와 3명의 유료 승객, 그리고 회사가 ‘콘텐츠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이 탑승했다.

여기에 누가 포함됐는지 살펴본다. 먼저 익히 알려진 기네스 세계기록 3개 보유자인 해미쉬 하딩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이 누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4명 중에는 프랑스 탐험가인 폴-앙리 나게올레(77)가 포함됐다. 그는 ‘미스터 타이타닉’으로 불리는 프랑스 해군 사령관 출신이다. 이후 근 35년간 타이타닉호 해저 탐사에 몰두했으며, 지난 1987년 심해로 가라앉은 타이타닉호에서 일련의 물건을 가져온 팀의 일원이었다. 그는 4000m 가까이 되는 심해, 완전한 어둠 속에서 산호로 뒤덮인 타이타닉호를 처음 본 순간 “잠수정 안에서 10분 간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면서 언론을 통해 이 난파선을 ‘삶이 멈춘 시간캡슐’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다른 탑승자는 영국에 기반을 둔 파키스탄의 화학·에너지 대기업인 엔그로 홀딩스의 부회장인 샤자다 다우드(48)다. 찰스 왕세자의 자선 단체인 프린스 트러스트 인터내셔널의 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타이타닉호를 두고 “타이타닉은 거대한 사막의 오아시스”라고 설명했다. 그와 함께 불과 19세인 그의 아들 슐라이만 다우드도 함께 이 잠수정에 올라탔다. 런던 남서부 서비튼에 거주하는 다우드 가족은 최근 한 달 동안 캐나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승객 중 나머지 한명은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심해·지구 일주 분야 기네스 세계기록 보유자인 해미쉬 하딩(58)이다.

하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둔 국제 항공기 중개 회사인 액션 항공(Action Aviation)의 회장이자 액션 그룹(Action Group)의 창립자다. 지난 2017년 남극 VIP 관광 회사인 화이트 데저트(White Desert)와 협력해 제트기 ‘Gulfstream G550’을 이용, 남극 대륙 얼음 활주로에 착륙하는 제트서비스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특히 2019년에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주 비행사 테리 버츠(Terry Virts)와 함께 제트기인 걸프스트림 G650ER을 타고 북극과 남극을 통해 지구를 일주, 기네스 세계기록을 획득한 비행사 팀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하딩은 임무 총괄자로 100명이 넘는 팀을 이끌고 2019년 7월 9일부터 11일까지 46시간 40분이라는 가장 빠른 기록으로 양극 일주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러 심해 잠수정에 탔다가 실종된 해미쉬 하딩(58). 그는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3개의 기네스 세계기록 보유자다. (출처: Hamish Harding Facebook)
‘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러 심해 잠수정에 탔다가 실종된 해미쉬 하딩(58). 그는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3개의 기네스 세계기록 보유자다. (출처: Hamish Harding Facebook)

지난 2021년 3월 5일 하딩은 미국 모험가 빅터 베스코보(Victor Vescovo)와 함께 마리아나 해구의 가장 깊은 지점인 챌린저 해연(Challenger Deep)으로 향하는 2인용 잠수정에 올랐다. 이어 3만 6000피트(1만 973m) 깊이라는 세계 해양에서 가장 낮은 지점까지 잠수에 성공해 또 한번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 13시간의 모험에서 하딩은 2개의 기네스 세계기록을 달성했다. 가장 깊은 곳에서 보낸 가장 긴 시간(4시간 15분)과 그곳에서 횡단한 최장 거리(4.6㎞)가 그것이다.

지난해 6월 4일에는 우주 관광 벤처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 임무(NS-21)의 일환으로 우주 로켓인 뉴 셰퍼드(New Shepard)를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그는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 비행을 한 6명의 비행사 중 한명이 됐다.

하딩은 지난 주말 SNS에 “드디어 타이타닉호로 향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뉴펀들랜드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겨울을 맞고 있어 이번 탑승은 올해 타이타닉에 대한 유일한 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뒤 탑승 전날 “기상이 열렸고 내일 잠수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영국 심해지도 제작회사인 마젤란과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디지털 3D 스캔이 당시 여객선 모습을 전례 없이 상세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침몰한 타이타닉호 전경. (마젤란/애틀랜틱 프로덕션)

나머지 1명은 오션게이트(OceanGate)의 설립자이자 CEO인 스톡턴 러쉬(61)다. 그 관계사가 바로 이 잠수정을 통해 심해 탐험을 제공하는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OceanGate Expeditions)이다. 스톡턴 러쉬는 지난 1981년 19세의 나이로 유나이티드 항공 제트 훈련원에서 DC-8 타입 기장 자격을 취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어린 제트 수송 항공기 조종사가 됐다.

그는 오션게이트에서 재정 및 엔지니어링 전략을 총괄해왔다. 지난 20년 동안 블루뷰 테크놀로지(BlueView Technologies), 소형 고주파 음파 시스템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사, 엔토모(Entomo), 리모트 콘트롤 테크놀로지(Remote Control Technology Inc) 등 여러 벤처의 개발을 총괄했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항공 우주 공학 학위를,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은 바 있다.

111년 전 3800m 밑으로 가라앉은 여객선 ‘타이타닉호’ 실물을 보여주다가 실종된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의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타이탄.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
111년 전 3800m 밑으로 가라앉은 여객선 ‘타이타닉호’ 실물을 보여주다가 실종된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의 관광용 심해 잠수정 타이탄.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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