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예진 기자] 김태희와 임지연의 만남은 ‘더 글로리’만큼 화력이 셀까. 웰메이드 스릴러를 지향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이 드디어 오늘부터 공개된다.
19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지니TV 오리지널 ‘마당이 있는 집’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정지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이 참석했다.
지니TV 오리지널 ‘마당이 있는 집’은 김태희와 임지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번 드라마는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현 감독의 첫 번째 스릴러로 주목받고 있다.
정 감독은 “처음 대본을 만났을 때 원작소설이 매력적이고 선명했던 기억이 있고 그래서 작품을 선택했다”며 “스릴러 장르를 띄고 있어서 이 작품의 중요 포인트가 뭘까 고민했을 때 대사가 아닌 지문으로서의 표현이나 묘사들이 굉장히 매력있는 포인트를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각 캐릭터들이 갖고있는 심리적인 모습을 대사가 아닌 것들로 비유하고 표현해보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작소설이 있다는 점에 대해 강조하면서 “이 작품은 원작소설이 분명하게 있고 소설의 매력을 내 욕심으로 훼손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촬영 시작 전 김진영 작가를 따로 뵀다. 이러이러한 부분은 드라마적으로 수정해도 되겠냐고 했을 때 작가님이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내가 느꼈던 것을 내 기준 안에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원하시는 가벼운 재미의 요소는 없을 수 있지만 묵직한 부분들이 있고 그 포인트를 둔 콘티나 앵글, 소품 등이 있다”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장르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하는 김태희는 “틈틈이 복귀를 생각하면서 대본을 보다가 스릴러라는 장르가 낯선 장르임에도 몰입하면서 대본을 봤다. ‘주란’이라는 인물이 궁금했고 내가 ‘주란’을 이렇게 표현하고 연기한다면 이라고 상상하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그래서 설레는 기분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감독님의 전작들부터 팬이었다. 함께 연기하고 싶다던 차에 하게 돼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작품 속 ‘주란’에 대해 “여태까지 맡았던 역할 중에서 가장 대사가 없었다. ‘주란’은 원래 말이 잘 없고 사회성이 떨어지고 자기가 갖고 있는 의견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눈빛으로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전히 ‘주란’의 마음이 돼 그 감정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눈빛으로 한 표현이 잘 됐으면 좋겠다. 사실 굉장히 어려웠다. 보통 대사로 캐릭터 설명이 되는데 마치 그림으로 치면 정밀묘사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큰 사랑을 받은 임지연은 작품 선택에 대해 “전작(더 글로리) 릴리즈 하기 전에 이미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해자 역할이었으니까 이번에 피해자를 해볼까라는 것보다는 대본을 보고 ‘추상은’이라는 여자를 파보고 싶었다. 알고 싶었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가만히 서 있어도 ‘상은’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었다. 원작 소설을 보고 반해서 그냥 이건 ‘내꺼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상은’은 너무 큰 도전이었고 굉장히 이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란의 남편이자 아동병원을 운영하는 완벽주의자 의사 ‘박재호’ 역을 맡은 김성오는 “감독님이 의사 시켜 주신다고 해서 하게 됐다”면서 “일상 스릴러라고 해야할 것 같다. 갑자기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 표정이 식어 있다. 거기서부터 느끼는 스릴러와 같은 일상 스릴러가 많이 나온다. 나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김성오 캐스팅에 대해 정 감독은 “반대하는 인원들이 꽤 있었지만 고집했다”면서 “그만큼 김성오 배우가 아빠로서 할 수 있었던 표현을 잘 해줬고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은’의 남편이자 극을 뒤흔드는 캐릭터인 ‘김윤범’ 역을 맡은 최재림은 “일단 정 감독님이 찍으신다고 해서 ‘크게 이건 잘못될 수 없는데’라고 생각했다. 제안을 받고 원작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문체가 독특해서 관심이 갔고 원작에서는 ‘윤범’이라는 인물이 깊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대본에서는 매력이 가서 선택하게 됐다”고 작품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범’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일단 첫 등장부터 사랑스럽지 못한 캐릭터”라며 “끝날 때까지 사랑스럽지 못하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 마음껏 욕하면서 보자 하게끔 연기를 했다. ‘윤범’이 가지고 있는 치열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두 여배우의 워맨스가 이번 작품의 포인트이기도 하다. 임지연과의 호흡에 대해 김태희는 “사실 임지연씨의 ‘상은’ 역할은 불행한 역할이다. 가정폭력 피해자이기도 해서 현장에서 항상 힘이 빠져있고 침체된 모습이었다. 그래서 주란이 상은을 보고 있는 시선도 그렇다. 연민을 넘어서 복잡미묘한 시선을 갖고 있는데 그런 감정이 나오도록 현장에서 ‘추상은’ 자체로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지연은 “현장에서 태희 선배님은 내가 상상한 ‘주란’ 그대로였다. 상은이가 주란을 바라보는 시선은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가 내 세상을 알아?’라는 무시부터 출발한다. 그게 보여지는 주란 그 자체여서 그게 현장에서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의지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한편 월화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지니TV와 ENA 채널을 통해 이날 저녁 10시부터 방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