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흥정 한림대 의대 교수, 제프티 임상시험 결과 의미·효과 밝혀
조 화이트 박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해법 제시한 획기적인 성과"

우흥정 한림대 의대 교수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2023 미생물 연차 총회 ‘이머징 사이언스(Emerging Science)’ 세션에서 현대바이오가 개발한 제프티(CP-COV03)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공: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천지일보 2023.06.19.
우흥정 한림대 의대 교수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2023 미생물 연차 총회 ‘이머징 사이언스(Emerging Science)’ 세션에서 현대바이오가 개발한 제프티(CP-COV03)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공: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천지일보 2023.06.19.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현재까지 팬데믹을 초래한 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이면서 끝없는 변이를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RNA 바이러스의 속성상 개별 바이러스마다 해당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제프티는 하나의 약물로 여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우흥정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감염 및 미생물 학술대회인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2023 미생물 연차 총회 ‘이머징 사이언스(Emerging Science)’ 세션에서 현대바이오가 개발한 제프티(CP-COV03)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코로나19 임상시험(임상2상과 임상3상을 결합한 300명 대상의 이중맹검·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제프티의 주약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인플루엔자, RSV 등) 감염증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현재까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유효약물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감염된 세포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바이오는 인체에 무해한 무기물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기술을 기반으로 니클로사마이드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고 장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난제를 극복했다고 전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유효농도가 5일 동안 유지되면서 혈액을 통해 감염된 세포에 전달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주요 타겟은 폐다. 폐에는 산소공급을 위해 수많은 혈관이 존재한다. 항바이러스 유효농도를 유지하면서 혈액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를 폐에 전달하는 기술로 개발한 제프티는 동물에 대한 생체 내 약물 분포실험 결과 투여 후 폐에 전달된 약물농도가 혈액중의 약물농도보다 2배에서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대바이오는 전했다.

우 교수는 “세포실험 결과 각종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낮은 흡수율과 짧은 반감기)를 극복해 사람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며 “세포실험이나 동물시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해당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사람에게도 그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제프티의 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시험 결과 약물의 혈중농도에 따라 바이러스 수치가 비례해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용 후 16시간만에 위약군은 4.1%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하는 반면 투약군은 56.65% 감소(p값: 0.0185)됐다. 그 결과 FDA(미국식품의약국)가 제시한 임상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12가지 코로나19 증상(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등) 개선에 소요되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4일 단축(p값: 0.0083)됐다. 특히 평소에 복용하던 약(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약 등)과 함께 제프티를 투약한 고위험군에서 이상 반응이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코로나19의 12가지 증상 개선에 소요되는 시간을 위약군 대비 6일이나 단축(p값: 0.0080)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NIH(국립보건원), 머크, 브리스톨마이어스 등에서 35년 동안 치료제 임상연구에 종사했던 감염병 전문가 조 화이트박사(C. Jo White, M.D)는 제프티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페니실린 항생제 등장으로 인류가 세균성 질환 공포로부터 해방됐듯이 ‘바이러스의 페니실린’ 제프티의 탄생은 미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해결의 해법을 제시한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4월 유한의학상 대상을 수상한 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대한감염학회 학술이사)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약개발에서 오랜만에 내놓은 혁신적인 성과”라면서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도 정부 당국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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