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동일산업 등 5개 종목 하한가 진입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 사태 당일 잠적
금감원·거래소 하한가 종목 거래 중지

(서울=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8.87포인트(0.72%) 내린 2,619.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98포인트(2.79%) 내린 871.83으로 마감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오른 1,278.5원을 기록했다. 2023.6.14
(서울=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8.87포인트(0.72%) 내린 2,619.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98포인트(2.79%) 내린 871.83으로 마감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오른 1,278.5원을 기록했다. 2023.6.14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동일금속 등 상장사 5곳이 전날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특별 단속 강화에 나섰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와 유사한 사례가 2개월 만에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어떤 과정으로 이들 5개 종목에서 대량 매물이 나와 하한가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 대형 포털 사이트의 주식 투자 카페를 중심으로 주가 조작이 이뤄졌다가 사달이 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당 카페 운영자 A씨가 무더기 하한가 직후 돌연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A씨가 과거 주가조작을 벌여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었던 만큼 ‘제2의 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외관 ⓒ천지일보DB
금융감독원 외관 ⓒ천지일보DB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동일산업, 동일금속, 만호제강, 대항방직, 방림 등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각에 하한가로 진입하자 관련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특별단속반은 오는 12월까지 운영되며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불공정거래 단서를 수집하고 혐의 사항을 추출한 뒤 혐의 포착 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금감원이 이같이 특별 단속 강화에 착수한 것은 이들 5개 종목의 무더기 하한가 진입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와 연루됐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시장에선 이번 하한가 사태가 지난 4월에 발생한 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와 닮아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4월 24일 선광·하림지주·대성홀딩스·다우데이타·세방·서울가스·삼천리·다올투자증권 등 동반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과 전날 5개 종목은 모두 거래량이 적고 가치주에 가까운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특별한 호재 없이 장기간 꾸준히 올랐다는 점도 겹치는 부분이다.

바른투자연구소 카페 캡처. ⓒ천지일보 2023.06.15.
바른투자연구소 카페 캡처. ⓒ천지일보 2023.06.15.

이와 관련해 주식 관련 한 대형 포털 사이트의 주식 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가 의혹 선상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개설된 바른투자연구소는 증시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경영 참여 등 소액주주운동을 표방하는 곳으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종목을 추천하고 매매를 진행하는 투자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해당 카페에서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이 꾸준히 추천 종목으로 거론돼 왔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3년간 동일산업 동일금속 만호제강 방림 대한방직 등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내용의 글을 쓰며 투자자에게 매수를 추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꾸준히 게시물을 올려오다 전날 새벽 카페에 “개인적 사유로 통화가 어려울 수 있다”며 “턱골절 수술로 토요일에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사라진 상태다.

문제는 A씨가 과거 주가조작을 벌여 2021년 징역 2년의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공범들과 코스피 상장사 조광피혁, 삼양통상, 아이에스동서, 대한방직을 상대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시세조종으로 각 종목의 주가가 2.5~3.7배 가량 치솟자 보유주식을 팔아 20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봤다. 주모자 격으로 조사된 A씨는 이 중 약 90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금감원은 이에 투자 사기 피해자 온라인 모임의 게시물을 확인해 필요 시 대면 면담을 통해 불법 행위 증거를 수집할 계획이다.

카페 게시물이나 제보 등을 통해 입수된 투자설명회 계획 정보 등을 활용해 현장 단속을 하고, 600개 이상의 유사 투자자문업자, 미신고·미등록 업체 대상 일제 점검과 암행 점검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와 협업으로 점검 인력을 대거 투입해 유사 투자자문업자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 등의 게시물 내용 등을 통해 위법 행위를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기획 및 테마 조사도 확대한다. 이미 불법 공매도와 사모 전환사채(CB) 악용, 이상 과열 업종에 대한 기획 조사를 진행 중이며 지난 14일 5개 종목의 하한가 사태처럼 특별한 호재가 없이 장기간 지속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시세조종 혐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이유없이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에 대해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또 동일금속·방림·만호제강 3개 종목은 소수계좌 거래 집중을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도 지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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