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 2022.03.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 2022.03.02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기준금리 연속 동결과 시장금리 인하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출시 초기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한 대출자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12일 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실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의 평균금리는 연 4.2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일반형의 평균금리가 연 4.35%, 우대형은 연 4.18%로 나타났다.

반면 예금은행 고정형 주담대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월 기준 연 4.19%를 기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평균보다 낮은 금리다.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역전 현상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실제 대출 실행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지난 1월 말 출시 이후 연 4.15(10년)∼4.45%(50년), 우대형은 연 4.05(10년)∼4.35%(50년)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실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월별 평균금리 역시 2월 연 4.33%에서 3월 연 4.27%, 4월 연 4.26%, 5월 연 4.26% 등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예금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월 연 4.41%에서 2월 연 4.46%로 높아졌다가 3월 연 4.32%, 4월 연 4.19%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특례보금자리론과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차이는 2월 0.13%p에서 3월 0.05%p로 줄었다. 이후 4월에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더 높아졌다.

지난 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가 연 3.910∼6.987% 수준으로 연 3%대에 진입한 만큼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직전에 당초 예정보다 0.5%p 금리를 낮춰 출시한 뒤 매달 시장금리 및 재원 상황 등을 감안해 기본금리를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이 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등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주금공의 MBS 발행금리는 지난 3∼4월 연 4.2% 정도를 나타내다가 5월 연 4.3% 내외에서 6월 연 4.6% 정도로 오히려 상승했다.

주금공은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은 30∼50년 만기 비중이 86%에 달하는 순수 장기·고정금리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만기가 길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월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3억원을 시중은행에서 연 4.42% 금리, 만기 30년(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빌리면 월 상환액은 150만 6천원이지만 만기 50년, 연 4.45%의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 상환액이 124만 8천원으로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민·실수요자의 주거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시된 정책금융 상품인 만큼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에 맞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승재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초기 돌풍을 일으키며 주택시장의 연착륙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현재는 시중은행 상품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서민과 신혼부부 등 주택 실수요층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상기한다면 추가 금리인하 등을 통해 서민 주택시장 안정화의 마중물이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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