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침략한 中 대사에 굽신… 화난다”
이재명 “마땅치 않아도 협조하는 게 외교”
“야당의 노력 폄훼, 집권 여당 태도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회동 이후 여야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갑질 외교의 전형”이라며 비판을 쏟아냈고, 민주당은 “중국의 태도가 마땅치 않아도 국익을 위해 협조하는 게 외교”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동시 조준하며 “무참히 짓밟힌 국민적 자존심에 대해 참회하고 반성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틈만 나면 호국영웅들에 대한 폄훼와 비하에 급급한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중국의 대사 앞에서는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 그의 오만불손한 발언을 열심히 받아 적으면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대한민국 자존심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이 대표와 민주당에게 호국보훈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이 나라의 자존심과 국익은 입에 발린 구호일 뿐이고, 윤석열 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그 천박한 인식을 언제쯤에나 버릴 것인가”라며 “생각할수록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쏘아붙였다.

김민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재인식 중화 사대주의’를 신봉하는 자칭 ‘작은 나라’ 민주당과 이재명이 만든, 싱하이밍의 외교 폭력에 국민 분노가 들끓는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중국을 끌어들여서라도 윤석열 정부를 악마화하려는 이 대표의 정치적 술수는 절대 통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싱 대사 발언 논란에 “‘갑질 외교’의 전형”이라면서 “싱 대사는 대한민국 MZ세대에 중국 비호감 지수가 왜 높은지 그 이유를 새겨 보며 비상식적 언행을 돌아보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중관계가 악화한 원인이 대한민국의 일방적인 책임인 양 싱하이밍 대사와 함께 현 대한민국 정부를 사실상 협공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이 대표를 질타했다. 안 의원은 특히 “아무리 야당 대표라지만 ‘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하는 것이 상식”이라고도 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당연히 중국 정부의 그런 태도들이 마땅치는 않지만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공동 협조할 방향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게 바로 외교”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정부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야당 대표로서 국민들이 겪고 있는 민생, 경제 어려움을 중국과 경제 협력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으로 풀어내야 한다”며 “누구를 탓하기 전에 더 중요한 건 국민들의 삶”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핵 위기나 또 평화의 위기, 대결의 고조, 이런 문제들도 중국과 협력해서 완화하고 해소해 나가야 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도 인접 피해국으로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해서 공동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여권에서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런 노력을 기울이려는 야당 대표 또는 야당의 노력에 대해 이런저런 폄훼를 하고 비난을 가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외교부는 전날 싱 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이 대표와의 만찬에서 나온 싱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싱 대사의 초청으로 중국대사관저에서 만찬을 함께했고 이 자리에서 싱 대사는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들고 약 15분 동안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난했다.

특히 싱 대사는 윤석열정부의 ‘한미일 공조’와 ‘글로벌 자유 연대’ 등 정책 기조를 겨냥해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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