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2019년 평양 들어갔다가 코로나 봉쇄로 나오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 직원의 가족 2명이 행방불명돼 현지 수사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고 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이 보도했다. 2023.6.7
(서울=연합뉴스)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 직원의 가족 2명이 행방불명돼 현지 수사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고 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이 보도했다. 2023.6.7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실종된 북한인 모자는 수개월간 북한 영사관에 연금된 상황에서 탈출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매체들이 전한 북한 간부의 가족(아내 김씨 43세, 박군 15세) 실종은 사실”이라면서 “이들은 수개월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연금된 상태로 있다가 일주일에 하루 외출이 허락되는 시간을 이용해 사라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발발 이전 북한 ‘고려항공’ 소속 무역대표부에서 러시아로 파견나온 박모씨 가족은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북한 식당 ‘고려관’과 ‘두만강레스토랑’을 경영하면서 외화벌이를 했다.

북한의 계속되는 외화벌이 과제 압박에 시달려온 고려관 지배인 박씨는 지난 2019년 식당의 영업실적과 정형총화(내부운영 감사)를 받으러 평양에 들어갔다가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러시아로 다시 나오지 못했다.

남편 박씨가 돌아오지 못하게 되자 아내 김씨가 ‘대리 지배인’ 자격으로 고려관을 경영했는데,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에 처했고 지난해 10월에는 국가보위성 소속의 식당 부지배인이 망명을 시도했다가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지배인은 북러 국경이 다시 열리면 북한으로 송환돼 처형될 가능성이 큰데, 북한 당국이 남편을 대신해 대리 지배인이었던 김씨에게도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이번 실종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블라디보스토크 영사관은 잇따른 망명 사건이 터질 것을 우려해 지난해 말 고려관을 폐쇄하고 김씨와 아들을 영사관 내부에 연금했다”면서 “이들은 수개월간 연금된 상태로 있다가 일주일에 하루 외출이 허락됐다. 감시 속에서 생활을 하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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