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폴란드 공동협의회’ 설립

7일 ‘FA-50’ 출고식에도 참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산 전투기 FA-50 시제기가 지난 9일 오후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5.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산 전투기 FA-50 시제기가 지난 9일 오후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3.05.10.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부총리)이 5일 ‘FA-50’ 경공격기 출고식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자국에 수출되는 FA-50 출고식 참관은 물론 이종섭 국방장관 등도 만나 양국 간 국방협력을 논의할 예정인데, 지난해 17조원 규모의 국산 무기를 사들인데 이어 추가 수출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폴란드 국방장관, 엄동환 방사청장 등 면담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브와슈차크 장관은 이날부터 7일까지 이 기간 중 한국 군 및 방위산업 인사들과 만나 국방협력을 논의한다. 이날 브와슈차크 장관은 국내 모처에서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엄동환 방사청장을 만나 국방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방한 기간 동안 한국 국방부와 국방문제 및 방위산업 협력을 위한 ‘한-폴란드 공동협의회’ 설립에 관련된 협정도 맺는다. 협의회는 군사 협력, 교육, 연구개발(R&D) 등을 강화하기 위한 6개의 실무 위원회로 구성된다.

오는 7일에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서 ‘FA-50’ 경공격기 출고식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KAI는 폴란드와 30억 달러 규모의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출고식에서 폴란드로 수출되는 첫 FA-50이 선보일 전망이다.

KAI는 TA-50 블록2 형상인 FA-50GF 12대를 올해 내로 인도한다. 나머지 36대는 폴란드 요구 사항이 반영된 FA-50PL 형태로 2025~2028년 공급할 계획이다. KAI와 공군은 폴란드에 조종사 30여명과 정비사 100여명을 파견해 고객훈련을 진행하며, 장비·기술지원도 병행한다.

◆韓-폴란드, 2차 수출 협상 중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부터 한국에서 137억 달러(약 18조 730억원) 규모의 무기를 구매했다. 지난해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과 K9 자주포 212문·K2 전차 180대를 구매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각각 24억 달러(약 3조 1660억원)와 33억 7000만 달러(약 4조 4450억원)이다.

현재도 1차 때와 버금가는 2차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1차 때와 달리 정부의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컨대 유럽연합(EU)의 폴란드에 대한 자금 동결 검토와 폴란드 총선 등 내부 문제로 시끄러워 무기 수출 대금 수령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폴란드 정권의 우경화 경향이 EU의 자금동결로 이어지거나 폴란드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후속계약이나 대금 수령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정부가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계약이 취소된 것도 아니고 당장 이 돈을 못 받을 것도 아닌데다가 후속 계약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폴란드 간 2차 수출 협상이 막바지 단계인 정황도 확인됐다.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브와슈차크 장관이 “(폴란드) 국방부는 한국 장비에 대해 좋은 가격으로 협상했다”면서 “현재 남은 것은 재정 계획을 채우는 문제”라고 언급하면서다. 재정 문제만 남았다는 것인데 앞서 정부는 지난해 폴란드와 17조원 규모의 국산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수주액의 70%에 달하는, 즉 수출입은행이 주관해 12조원 상당의 대출과 보증을 폴란드에 제공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폴란드에 12조원 상당의 금융지원을 했는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2차 수출에서도 폴란드가 같은 수준의 금융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무기 계약에서 금융지원은 수출촉진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상한 게 아닌 통상적인 일”이라면서 “나아가 원래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등 패키지 딜 방식으로 무기 수출을 한다. 독일 프랑스 등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폴란드의 국방장관, 군비청장 등이 방한해 한국 국방부, 방사청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만큼 2차 수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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