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우려 기업 적용범위 관건
업계, 中 의존도 낮추려 노력
IRA조건 충족 북미투자 확대

인플레이션감축법 서명하는 바이든. (출처: 연합뉴스)
인플레이션감축법 서명하는 바이든.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김정필 기자]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해 만든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의견 수렴 기간이 이달 중순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IRA 추가 세부지침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IRA는 ‘해외우려 기업(FEOC)’의 핵심광물 또는 배터리 부품을 사용해 만든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FEOC로 지정했다. 다만 이들 국가의 지분 비율 등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IRA 추가 세부지침에서 정할 FEOC의 범위가 어디까지냐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급망이 변화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FEOC 적용 범위에 ‘중국산 원료와 중국합작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경우’가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과의 공급망을 완전히 끊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핵심광물 보유국이기 때문이다. 또 핵심광물의 처리·가공 공정도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중국과의 협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차전지 최종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중국 화유코발트와 협력해 연산 3만t 규모의 양극재 합작공장을 중국 저장성에 건설하고 있다.

LG화학도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1조 2천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배터리 전구체 합작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잡았다. SK온의 경우 국내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와 협력해 중국의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3자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에만 치중하고 있는 건 아니다. 배터리 소재 공급선의 다양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밸류체인에서 원료공급과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인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이차전지에 활용하는 천연흑연에 대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차전지에 대한 사업개발과 투자를 맡고 있는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을 확보한 후 염수리튬 상용화 공장 건설을 목표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024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2만 5천t 규모의 염수리튬 상용화 공장 1단계 건설, 2만 5천t 규모의 2단계 공장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IRA와 관련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북미 배터리 시장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작년 7월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했다. 두 기업은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3만t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분리막 생산 기업들도 북미 투자를 고려하는 중이다. 분리막 생산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올해 북미 투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LG화학도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분리막에 대해 북미 현지화를 전제로 투자 규모를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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