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아트갤러리 등 전시
아시아문화전당 재단 협력
생태계 평형 유지 방법 찾아

달빛 아름다운 달빛갤러리
현대적 감각 갖춘 서예작품
한시엔 한글 안내, 관객 배려

시립미술관 2026년 개관 예정
4월 문체부서 사업 적정 평가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덕충동 엑스포아트갤러리의 도슨트가 김설아 작가의 ‘눈물, 그 건조한 풍경’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덕충동 엑스포아트갤러리의 도슨트가 김설아 작가의 ‘눈물, 그 건조한 풍경’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여수시립미술관은 지난 4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신축 사업 적정 평가로 설립이 확정됐다. 본지는 최근 시립미술관 설립을 앞두고 무료 전시를 열고 있는 엑스포아트갤러리와 달빛갤러리를 찾아 지역 및 해외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현장을 돌아봤다.

◆‘평형’ 주제로 한 콘텐츠 소개

엑스포아트갤러리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재단과 협력해 ‘이퀼리브리엄(epuilibrium, 평형)’을 주제로 전시 중이다.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던 전시를 여수로 옮겨온 것이다. 여수에서는 오는 7월 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생태계 평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소개한다.

5팀의 작가들이 총 9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가 개인의 기억 속 환경과 현재의 환경을 잇는 연관성에 대해 작품은 말하고 있다. 전시해설을 돕는 도슨트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도슨트는 오전 11시, 오후 2시와 4시에 활동한다.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김설아 작가는 여수시 중흥동 출신으로 산단 인접 동네에서 환경 오염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기억을 작품으로 승화해 표현했다. 그의 작품명은 ‘아홉 개의 검은 구멍’시리즈와 ‘사자의 은유’ ‘눈물, 그 건조한 풍경’이다.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벌레나 미물의 꿈틀거림을 포착해 상상의 생명체로 변화시켜 하나하나 밀도 높은 회화 작품으로 탄생했다.

◆해외 작품으로도 자연의 소중함 알려

대만 출신 작가 커진위엔은 아름다운 갯벌 마을인 자기 고향 ‘장화’에 화학 공장이 들어오면서 오염된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명은 ‘전진’이다. 1980년대부터 2018년까지 대만의 주요 환경운동과 LCY 화학공장 반대 시위, 루강의 반듀퐁 운동, 석유화학산업 확장 반대 운동, 반핵 및 반 대기오염 시위 등에 참여한 인터뷰를 작품에 담았다. 

유지수 작가는 경상북도 온산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일어나는 변화 과정과 궁금증을 다큐멘터리로 풀어냈다. 그의 작품 주제는 ‘온산, 오래된 미래’다. 국가 주도의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이주하게 된 온산 주민 개인의 기억을 영상에 담았다.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엑스포아트갤러리는 오는 7월 16일까지 ‘이퀼리브리엄’을 전시한 가운데 사진은 인도네시아 작가 물야나의 뜨개질로 표현한 ‘오션 원더랜드’.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엑스포아트갤러리는 오는 7월 16일까지 ‘이퀼리브리엄’을 전시한 가운데 사진은 인도네시아 작가 물야나의 뜨개질로 표현한 ‘오션 원더랜드’.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인도네시아 작가 물야나는 바닷속 풍경을 니팅(Knitting, 뜨개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명은 ‘오션 원더랜드’다. 어린 시절 겪은 차별과 상처를 뜨개질로 치유했던 기억을 되살려 천장과 벽면 가득 뜨개질로 산호초와 각종 바다 생물을 표현했다. 특히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을 관람객들이 마치 다이빙해서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며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때 도슨트가 “아름다운 바다를 지켜주고 싶나요, 파괴해서 가지고 싶나요”라는 질문으로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되짚어보게 한다. 작가는 인도네시아의 산호초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6.4%만 보존되고 있는 현실을 작품을 통해 알리고 있다.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엑스아트갤러리는 '이퀼리브리엄'을 전시한 가운데 사진은 물야나 작가의 니팅 작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양말목 공예 체험 부스다. 관람객은 체험 후기를 작성해 한 쪽 벽면을 장식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엑스아트갤러리는 '이퀼리브리엄'을 전시한 가운데 사진은 물야나 작가의 니팅 작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양말목 공예 체험 부스다. 관람객은 체험 후기를 작성해 한 쪽 벽면을 장식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시장 한쪽에는 양말목 공예를 직접 체험해보는 부스도 마련돼 있다. 전시연계 체험활동을 기획한 문화유산과 강은영 학예연구사는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전시가 아니라 직접 만들어보며 작가의 기억과 경험에서 나온 작품들을 공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엑스포아트갤러리가 '이퀼리브리엄'을 전시중인 가운데 장전프로젝트의 ‘회귀된 시간’으로 관람객의 표정 변화에 반응해 변화하는 영상 화면이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엑스포아트갤러리가 '이퀼리브리엄'을 전시중인 가운데 장전프로젝트의 ‘회귀된 시간’으로 관람객의 표정 변화에 반응해 변화하는 영상 화면이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상징성 나타낸 작품과 개인전도 선봬

장준영 문화기술 기획자와 전지윤 작가로 구성된 장전프로젝트 ‘회귀의 시간’도 볼 수 있다. AR 실내 군집 드론 퍼포먼스로 저속 촬영(타임랩스)한 장소를 조합해 만들어낸 환경을 화면에 보여준다. AR 장치가 관람객의 표정을 인식해 이들의 표정에 따라 장소가 변한다. 직접 감정과 표정의 변화로 인해 화면과 드론의 반응을 볼 수 있어 신기하면서도 재밌다. 자신의 정체성과 환경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하는 여수시 고소동 달빛갤러리 전경.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가 오는 2026년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고자 다양하고 독특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하는 여수시 고소동 달빛갤러리 전경.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지난해 10월쯤 지역작가를 대상으로 공모전을 펼쳐 심사를 거친 후 8명(팀) 작가의 개인전을 하는 곳도 있다. 달빛갤러리에서는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한다. 서예 작품 하나하나에 어려운 한시를 한글로 적어놔 관람객에 대한 배려심도 느낄 수 있다.여수시 관계자는 “미술관은 문화예술기구로서 교육의 역할을 많이 해줘야 한다”며 “특히 여수시민들은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가 높다. 반면 문화예술의 기반은 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형식이나 정해진 틀이 없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 여수시 고소동 달빛갤러리는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하고 있다. 작품은 화정면 낭도의 강한 햇살을 받은 섬을 강한 색채와 붓으로 표현한 ‘섬섬섬’이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 고소동 달빛갤러리는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하고 있다. 작품은 화정면 낭도의 강한 햇살을 받은 섬을 강한 색채와 붓으로 표현한 ‘섬섬섬’이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한편 고소제월(故蘇齊月)은 여수 8경 중 제2경에 속하며 비개인 고소대의 당산나무에 걸려있는 달이 아름답다는 의미다. 고소대는 해발 117m의 계산(鷄山) 정상에 있는 일종의 포루로 장수들의 지휘소인 장대로 사용된 곳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좌수영성도 장대도 허물어지고 일제강점기 정오를 알리던 오포대만 남았지만, 고소제월의 아름다운 달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이곳에 개관한 달빛갤러리에서는 아름다운 달빛 가득한 여수 시가지와 밤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그림 한 점을 보며 마시는 차 한잔 또한 일품이다.

전남 여수시 고소동 달빛갤러리는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하고 있다. 작품은 달빛갤러리에 전시된 ‘줄탁동시’이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전남 여수시 고소동 달빛갤러리는 오는 18일까지 미당 정여춘 서예전 ‘해의반박(解衣槃礡) 옷깃을 풀고 두 다리 뻗고’를 전시하고 있다. 작품은 달빛갤러리에 전시된 ‘줄탁동시’이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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