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우주 발사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우주 발사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31.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북한이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는 물체를 예고한 대로 결국 쏘아 올리자 유엔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탄하면서 “유엔은 북한에 위반 행위를 중단하고 지속적인 평화와 비핵화 한반도를 달성하기 위한 대화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엔은 북한이 발사를 감행하기 전에도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하자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유엔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도 관련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향한 외교적 노력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발사 전 경고했다.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두고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과 그 추종 무력들의 위험한 군사행동을 실시간으로 추적·감시·판별·사전억제·대비하며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쏘아올리자 이웃한 일본을 비롯해 미국 등 외신이 관련 내용을 일제히 긴급 타전했다.

먼저 미 CNN은 이날 북한이 첫 우주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직후 로켓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와 AP 통신도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면서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른 아침 발령됐다가 급하게 정정된 ‘오락가락 대피령’도 함께 전 세계로 퍼졌다.

로이터는 이날 오전 6시 32분께 서울에 공습 사이렌이 울린 데 이어 시민들에게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대피령을 내렸다가 서울시의 실수로 잘못 전송된 사실을 알렸다. AFP 통신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발표 내용을 정정한 행정안전부를 인용해 서울 전역에 전파된 긴급경보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아침 일본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새벽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키나와현 등을 대상으로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일본 총리관저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발사는 이달 31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사이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것이라고 일본에 통보한 이후 이뤄졌다.

이후 30여분 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에 발사체가 낙하하거나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대피령을 해제했다. 또 해상보안청은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가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 이후 7년 만이다.

이어 군 당국은 북한이 쏜 발사체가 낙하 예고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발사체가 공중에서 폭발했거나 해상에 추락하는 등 북한의 발사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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