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가 의장 되려고 임명한 강경파 운영위원, 이미 합의안 반대

부채한도 협상 관련 기자회견 하는 매카시 美 하원의장. (출처: 연합뉴스)
부채한도 협상 관련 기자회견 하는 매카시 美 하원의장. (출처: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을 이끄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의장 선출을 위해 당내 강경파에 하원 운영위원회를 양보한 게 부채 한도 합의를 좌초시킬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월 의장 선출 투표 때 자신을 반대한 당내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의장이 하원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핵심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에 토마스 매시, 랠프 노먼, 칩 로이 의원 등 강경파 3명을 운영위원으로 임명했다.

하원 본회의에 상정하는 대부분 법안은 운영위를 먼저 거쳐야 하는데 운영위는 다수당 소속 의장이 임명한 9명(공화당)과 소수당 원내대표가 임명한 4명(민주당)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의장의 하원 장악력을 보장하는 기구로 '의장의 위원회'라고도 불리기 때문에 매카시 의장이 운영위의 주도권을 강경파에 넘긴 게 충격이었다.

WP는 매카시 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원칙적으로 합의한 부채 한도 협상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당시 그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노먼과 로이 의원은 부채 한도 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해온 당내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이며 매시 의원은 구성원은 아니지만 이념적으로 프리덤 코커스와 가깝기 때문이다.

노먼 의원과 로이 의원은 매카시 의장이 전날 밤 공화당에 합의 내용을 설명한 뒤 합의를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매시 의원은 법조문을 먼저 봐야 한다면서 공식적으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들 공화당 강경파 의원 3명이 운영위의 민주당 의원 4명과 합심해 합의안의 하원 본회의 상정을 반대하면 나머지 공화당 소속 운영위원 6명이 찬성해도 상정을 막을 수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운영위에서 소수당은 다수당이 제안한 운영 규칙에 항상 반대해왔다는 점에서다.

물론 민주당이 그동안의 전통을 깨고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 합의안의 본회의 상정에 동의할 수도 있다.

다만 지금처럼 의회가 극단적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소수당이 다수당에 찬성한 적은 없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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