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위성사진 분석 보도

22일 전후 훈련장서 철수한듯

“이례적”…열병 발생 연관성 관측

지난 2월 북한 열병식 모습. (출처: 연합뉴스)
지난 2월 북한 열병식 모습.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근 병력 등 움직임이 포착됐던 북한 열병식 훈련장에서 차량과 병력이 돌연 일제히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오는 7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전승절(7월 27일,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기념 열병식의 개최 여부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과 싸워 이긴 승리의 날이라는 의미로 전승절이라 부른다.

◆열흘 전과 달리 北열병식 훈련장 텅비어

2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에 따르면 전날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약 열흘 전까지 차량으로 가득했던 훈련장 북서쪽 공터를 비롯해 일부 병력 대열이 포착됐던 훈련장 중심부 등이 맨 바닥을 드러낸 모습이 보인다. 또 훈련장 주변에서도 차량이나 인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이 텅 비어있다는 것이 VOA의 설명인데, 앞서 VOA는 지난 15일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열병식 훈련장에 주차된 50~100대 가량의 차량을 포착했고, 이어 19일엔 점 형태로 나타난 병력 대열 4개를 확인해 전한 바 있다.

과거 북한의 열병식 동향은 소규모 차량 혹은 병력이 포착된 이후 점차 그 수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평양 순안공항과 실제 열병식이 열리는 김일성 광장에 인파가 나타나는데, 이런 정황은 북한의 열병식 개최가 머지않았다는 중요한 단서로 해석돼 왔다.

그런데 병력과 차량이 포착된 이후 그 수가 더 늘어나지 않고 되려 훈련장에서 철수한 건 흔치 않은 일이라 이목이 쏠린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 마틴 비확산 센터 선임연구원은 VOA에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열병식 훈련장에서 철수한 건 22일을 전후한 시점으로 추정된다. 21일 위성사진에서 차량이 기존 공터에 주차된 모습과 훈련장 중심부에 도열한 병력 대열을 볼 수 있지만 22일엔 그 수가 확연히 줄었다. 이어 23일엔 북서쪽 공터의 동쪽 지대에 주차된 일부 차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차량이 모두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北, 갑자기 병력‧차량 철수한 배경은

통상 북한은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정주년)의 기념일에 열병식 등 대형 행사를 개최해 왔다. 앞서 올해 2월 8일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 75주년에도 북한은 이를 기념해 심야 열병식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체계를 대거 공개했다.

이에 또 전승절 70주년을 맞는 7월 27일과 정권수립 75주년을 맞는 9월 9일에 맞춰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훈련장에서 병력이 철수하면서 실제 열병식이 개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 배경에 외교가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병력과 차량을 철수시킨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일부 언론에서 북한 내 일부 도시에서 열병이 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열병 확산이 이번 열병식 훈련장 철수와의 연관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자유아시아(RFA) 방송은 지난 17일과 22일, 25일 연이어 북한 내 주민소식통을 인용해 평양과 평안북도, 양강도 등 일부 지역에서 독감, 폐렴 등 열병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나왔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 현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인해 다음달 말 2차 대유행이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북중 무역이 활발한 가운데 이에 따른 영향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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