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적절 시점”, 국방차관 “9월 될 수도”

인도‧태평양 지역서 한일 역할론… 미국 오랜 숙원

한미일 정상회담 앞서 악수하는 바이든과 윤석열(히로시마 AP=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화상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3국의 군사 협력 강화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2023.05.21.
한미일 정상회담 앞서 악수하는 바이든과 윤석열(히로시마 AP=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화상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3국의 군사 협력 강화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2023.05.21.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국과 미국, 일본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제안한 ‘워싱턴 3자회담’을 이르면 올 여름께 개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한미일 공조가 속도를 내는 모양새인데,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들 정상이 일본 히로시마에 선언한 ‘새로운 차원의 3국 간 협력’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떤 말들이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올여름 개최 방안 거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을 올여름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나 약 2분간 짧은 만남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추가적인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워싱턴으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미국의 고위 관리의 브리핑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부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3국의 국내 정치 일정과 정상외교 일정 등을 고려해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한 관계부처 장‧차관의 발언도 나왔는데,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각국 정치 일정이 달라서 맞출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을 선택해 세 정상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구체적인 언급은 못 들어봤다”면서도 “바로 여름이 될 수도 있고 또는 9월 유엔총회 가기 직전, 워싱턴에서 만나서 3국 정상이 따로 별도 시간을 충분히 갖는 형태도 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한미일 공조에 공들이는 배경은

워싱턴 3자회담이 이뤄지면 처음으로 다자회의를 계기로 하는 것이 아닌 3국 간 별도 회담을 갖는 것이 된다.

그 자체만으로도 한미일 간 협력 수준이 한층 높아졌음을 방증한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 주도의 힘의 역학관계와 맞물려 한미일 군사협력 가속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미국이 한미일 공조 심화에 공을 들이는 의도라는 것이다.

더욱이 워싱턴 3자회담에서는 히로시마에서 합의한 ‘3국 간 공조의 새로운 수준 발전’을 뒷받침하는 공조 방안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큰데, ‘새로운 수준’을 3국 간 ‘군사협력’과 연결짓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실제로도 미국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심화를 계기가 될 때마다 강조했고 나아가 동북아 질서의 패권을 넘보는 중국 러시아 진영에 대한 견제 장치로 3국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 왔다.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각종 구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오랜 숙원과도 맞닿아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했던 것도 같은 맥락의 일환인데, 세계 경찰국가로서 힘이 부친 미국으로서는 이 지역에서 동맹인 한일의 역할이 그만큼 필요했던 셈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내 비판 여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단’이라는 말로 ‘줄서기’를 충실히 하자 미일은 반색했고, 미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태세로 별도로 한일 정상을 초대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3국 정상 간 협력을 정례화된 협의체 수준으로까지 높여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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