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0원 요금제 출시 대격돌
이통사, 멤버십 혜택 강화 노력
‘메기’ 금융권, 이통사 위협 구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간판에 박힌 이동통신 3사의 로고. ⓒ천지일보 2023.05.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간판에 박힌 이동통신 3사의 로고. ⓒ천지일보 2023.05.11.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알뜰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요지부동이던 가계통신비가 내려갈 기미가 보인다. 이동통신 3사도 알뜰폰 시장 활성화와 더불어 멤버십 혜택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0원 요금제 및 초저가·갓성비 상품 등장

현재 알뜰폰 시장의 트렌드는 ‘0원 요금제(LTE, 11㎇+ 무제한)’가 주도하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활성화됐다. 많은 알뜰폰 사업자가 원가(도매대가) 기준 3만 3000원이던 이 요금제를 0원으로 내놨다. 가입자 이동도 이 요금제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다만 0원이라고 해서 평생 이 가격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6~7개월 정도 진행되는 한시 프로모션이다. 때문에 약정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요금제를 변경하는 ‘메뚜기족’이 나오고 있다.

초저가 요금제도 눈에 띈다. 2000~4000원대의 요금제로 소량의 데이터, 통화·문자로 세컨폰 요금제로 쓰기에 적합하다. 이 외에도 1만~2만원대 데이터 대용량(무제한) 요금제가 있다. 0원 요금제보다 헤비 유저가 쓰기 더 적합하고 데이터 테더링도 자유롭다. 이것들도 한시 프로모션이 적용된 경우가 많다.

여러 프로모션이 적용된 알뜰폰 요금제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에 한 사이트만 들어가선 가성비 있는 요금제를 찾기 어렵다. 알뜰폰은 여러 요금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대표적으로 ‘알뜰폰허브’나 ‘모두의 요금제(모요)’가 활성화돼 있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 3사 주도의 알뜰폰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대량의 마케팅비를 기반으로 요금제 가격이 0원까지 내려갔다”며 “정부 입장에선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통신비가 싸지니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기준 모요 일간 요금제 순위 TOP 20. (출처: 모요 앱 캡처)
지난 13일 기준 모요 일간 요금제 순위 TOP 20. (출처: 모요 앱 캡처)

◆통신사 멤버십 혜택, 알면 이득 모르면 낭패

매년 멤버십 혜택을 줄여오던 이동통신 3사는 차별화된 혜택 강화에 나섰다.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T멤버십’ 반려동물 관련 9개 제휴사를 신규로 확대했다. 이전까지는 편의점이나 베이커리·영화관람·외식 등 일상생활에 맞춰져 있었다. T멤버십 고객은 반려동물 양육정보부터 먹거리, 건강을 위한 산책과 돌봄(시터), 장례까지 반려동물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멤버십 서비스로 ESG까지 챙기는 경우도 생겼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과 T멤버십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 지원에 나섰다. 양사는 친환경 사회적 기업인 ‘동구밭’과 ‘다정한 마켓’을 T멤버십 메인 페이지에 입점시키고 마케팅 지원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골목상권 활성화와 멤버십 이용 경험 혁신을 위해 U+모바일 고객에게 제휴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U+우리동네멤버십-용산 한강대로편’을 진행 중이다. 한강대로에 있는 31개 매장이 참여했다. 최소 20%에서 최대 80%까지 상품 할인을 비롯해 사이드 메뉴 무료 증정, 1+1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KT는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멤버십 등급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한 ‘달.달.혜택’ 멤버십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외식, 테마파크, 쇼핑에 집중한 20여개 인기 제휴 브랜드의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멤버십을 알뜰하게 적극 활용하는 ‘짠테크족’도 늘었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T멤버십 이용자 분석 결과 MAU(Monthly Active Users: 월간 실사용자)가 약 52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통사 관계자는 “멤버십에 좋은 혜택이 있어도 모르는 고객이 많다. 몰라서 못 쓴다”며 “고객이 잘 알게 하고 잘 쓰게 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카페 롱브르378에서 제공하는 LG유플러스 멤버십 혜택. ⓒ천지일보 2023.05.19.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카페 롱브르378에서 제공하는 LG유플러스 멤버십 혜택. ⓒ천지일보 2023.05.19.

◆신흥강자 ‘금융권’과 알뜰폰 멤버십

이통사의 자리를 위협하는 신흥강자로는 금융권이 떠오르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는 KB리브엠(국민은행)과 토스모바일(토브)처럼 직접 뛰어든 사업자와 알뜰폰과 제휴한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만큼 요금제가 싼 것은 아니지만 금융 상품과의 연계,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 및 접근성, 이통사에 지지 않는 자금력 등이 강점이다.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한 메기로 평가받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는 알뜰폰도 등장했다. 이통사와 달리 실적, 등급, 횟수 제한이 없다. 국내 알뜰폰 1위 기업 KT엠모바일은 매월 제휴 쿠폰을 무료로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M쿠폰(M모바일+쿠폰)’ 서비스를 론칭했다.

‘M쿠폰’ 서비스 이용고객은 KT엠모바일과 제휴를 맺은 다양한 제휴사의 무료 이용권 및 할인권을 매월 선착순으로 3만명까지 받을 수 있다.

이례적으로 금융권 알뜰폰과 이통사가 협업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 멤버십 고객에게 자사 고객 맞춤형 구독 서비스 ‘유독’을 제공하고 있다. 리브엠은 알뜰폰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편의점 이용 쿠폰, 커피 상품권 등 브랜드 자체적으로 혜택을 제공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등장으로) 정부도 인정할 만큼 이용자 편의성이 좋아졌다.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며 “금융권 혜택은 특히 기존 통신 업계에서 아예 없던 형태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모델이 리브엠 혜택 중 유독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 LG유플러스) ⓒ천지일보 2023.04.26.
LG유플러스 모델이 리브엠 혜택 중 유독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 LG유플러스) ⓒ천지일보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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