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가치를 모아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과 경험을 만들어 가자.”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구 회장의 말과 같이 LG그룹은 ‘고객 중심’을 핵심가치로 둔 기업이다. 이는 구인회 창업주의 기업정신과도 맞물려 있다. 구인회 창업주가 1947년 1월 락희화학공업사(現 LG화학)를 설립한 이래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의 LG그룹이 있기까지의 스토리를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근무했던 박광수 칼럼니스트를 통해 파헤쳐본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전자 등에서 40년간 근무했다. 연구개발·생산기술·기획·품질관리·영업·구매 관련 분야를 망라한 것은 물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주재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기업경영 컨설턴트, 기업초빙강의 전문가와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박광수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은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전자 등에서 40년간 근무했다. 연구개발·생산기술·기획·품질관리·영업·구매 관련 분야를 망라한 것은 물론 영어와 일어에 능통해 미국 일본 등 해외주재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기업경영 컨설턴트, 기업초빙강의 전문가와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LG그룹을 창업한 연암 구인회 회장은 1907년 8월 27일 경상남도 함안군 허봉면 승산리(현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서 부친 구재서와 모친 진양 하씨 하정식의 여식 하근 사이에서 장남으로 출생한다.

구인회 집안은 전통적인 보수 문인 집안으로 집안 대대로 과거에 급제해 벼슬을 지낸 유전자가 탁월한 집안이다. 1920년 같은 마을 김해 허씨 허만식의 딸 허을수와 결혼해 구자경 등 6남 4녀의 다자녀를 둔다.

연암은 지수면 소재 지수보통학교를 졸업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지수보통학교(현 초등학교)에는 현재 대그룹을 세운 삼성의 이병철 회장과 효성의 조홍제 회장이 졸업한 학교로 학교 곳곳에 그들의 흔적과 이를 기록하는 기념관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구인회상점으로 사업을 일으킨 구인회 회장은 장인 허만식의 6촌 형제 허만정이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아들 허준구를 대동하고 구인회를 찾아온다.

허만정은 연암 구인회에게 “사돈의 경영 능력을 익히 알고 찾아온 것이니 내 아들 준구를 밑에 두고 사람을 만들어 주세요. 그러면 나도 사돈의 사업에 자본금을 출자할 생각이에요”라고 제안하면서 60%(구씨)와 40%(허씨)의 비율로 화장품사업(럭키크림: 일명 동동구루무)으로 시작한 동업을 무려 50년간 지속 할 정도로 가족 친지들과의 인화를 강조했다.

이런 전통은 허씨 일가가 2005년 GS그룹으로 분리될 때까지 한 건의 불화음이 없을 정도로 화목하게 그룹을 경영한다.

현재 LG그룹의 사훈인 ‘인화단결’은 사실 구씨 집안의 오래 지속된 가훈으로 알려진다.

구인회 회장은 직물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허씨 집안 사람들은 물론 구씨 집안 형제들과 그들의 2세들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집안의 인적 구성을 단결시키고 이끌어 가는 비결이 양 집안들과의 ‘인화단결’이라 강조한다.

하지만 일가친척이라 해서 특혜를 주어 주요 요직에 곧바로 앉혀서 일을 안 시키기로 유명하다. 가족 누구라도 밑바닥에서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고 능력이 입증돼야 비로소 요직으로 승진시킨다.

특히 유교적 가족주의 공동체 경영 철학이 강했던 구인회 회장은 장자인 구자경에게도 “원래 맏아들은 고된 자리이다. 남들이 놀고먹어도 너는 놀새가 없고, 묽은 걸 인식하고 된 걸 알아야 부하를 다스려 나갈 수가 있다. 너는 향후 아버지를 대신 할 책임을 명심하고, LG그룹 임직원들의 지금보다도 나은 생활과 국가경제사회에 유익한 일에 전념하라”고 말한다.

구인회 회장은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구두쇠 소리를 남들로부터 듣기도 했지만 꼭 필요한 곳에 쓰는 돈은 아낌없는 쓰는 통 큰 사업가이다.

럭키치약이 미제 콜게이트치약을 물리치고 국내시장을 석권하던 시절에도 럭키화학은 서울의 반도호텔 빌딩에 있는 사무실로 출퇴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출퇴근버스를 운영하면서 임직원들의 출퇴근 시 교통비 외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앞장선다. 이런 선례로 현재도 대기업들은 직원들 출근 시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본다.

평상시 합승버스를 자주 이용하던 구인회 사장에게 어느 날 한 임원이 택시나 자가용 이용을 부탁한다. 그러나 구인회 당시 사장은 “직원들이 날 구두쇠라 불러도 내겐 칭찬같이 들립니다. 예전 말에 돈이란 벌기보다 쓰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합승버스가 엄연히 있는데 나 편하려고 뭣 때문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휘발유 없애고 길바닥에 돈 뿌리며 택시를 타고 다닙니까”라며 손사래를 치면서 알뜰 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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