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윤리위 제소 여부 쟁점
지도부 재신임 문제도 거론
조사단, 金 조사 지속 방침
원내지도부 역할도 주목돼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가상화폐 이상거래 의혹’으로 인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탈당을 두고 민주당이 후폭풍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의혹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두고 내홍이 또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당내에선 내홍의 총선 악영향 문제가 계속 언급돼왔다. 

◆비명 ‘지도부 金 징계 반대’설에 반발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선 ‘쇄신 의원총회’를 통한 결의문 합의 과정 중 지도부가 김 의원의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반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당내 일부에선 이재명 대표가 친명(친 이재명 대표)계 모임 중 하나인 ‘처럼회’에 소속된 김 의원을 감싼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박용진 이원욱 이상민 의원 등 비명(비 이재명 대표)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은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2030 세대 지지율 하락 등을 언급하며 결의문에 김 의원에 대한 제소 부분이 빠진 데에 불쾌감을 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잠시 탈당’ 논란과 지도부 재신임, 기존에 언급됐던 당의 미온적 대응 문제도 함께 대두됐다.

반면 장경태‧김용민 의원 등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김남국 의원의 의혹의 경우 ‘정치 수사’의 면모가 없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또 양이원영 의원 등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오히려 비명계가 당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김남국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방안이 결의문에서 빠진 건 이 대표의 의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쇄신의총 결의안에 김남국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관련 내용을 이 대표가 반대해 빠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남국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당내 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의총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쇄신 결의문에 싣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내홍은 원외로도 번지고 있다. ‘개혁의 딸’ 등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 의원뿐만 아니라 민주당 이동학‧박성민 전 최고위원과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이번 사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원외 인사들을 향해서도 “내부총질”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원욱 의원은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공격을 멈춰야 한다”며 “내부총질이 아닌 민주당 쇄신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고질병’ 내홍에 기름 부은 金 의혹

김남국 의원의 의혹을 두고 내홍이 격화하면서 차기 총선에 대한 당내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홍은 이전부터 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돼왔기 때문에 이번 논란으로 내홍이 악화하는 부분은 민주당 입장에선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앞서 당내에선 이번 논란에 대한 지도부의 미온적 대응이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이전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내홍까지 수습되지 않을 시 민주당은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다만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례를 고려할 때 당은 이번 사안도 김남국 의원의 탈당을 허가하며 대응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했던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이어 ‘징계 없는 탈당’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거세지면서 내홍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의 자체 진상조사단이 김남국 의원의 탈당 이후에도 조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기 때문에 김 의원의 탈당이 사안 대응의 마무리라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조사단원인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남국 의원이 탈당한 후에도 그에게 상세자료 제출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당 지도부 비판이 쇄도하며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통합’을 강조해 온 원내지도부의 역할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박광온 원내대표가 당 쇄신책으로 강조해 온 쇄신의총이 시작부터 잡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가 다음 의총에서 어떤 수습책을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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