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가치를 모아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과 경험을 만들어 가자.”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구 회장의 말과 같이 LG그룹은 ‘고객 중심’을 핵심가치로 둔 기업이다. 이는 구인회 창업주의 기업정신과도 맞물려 있다. 구인회 창업주가 1947년 1월 락희화학공업사(現 LG화학)를 설립한 이래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의 LG그룹이 있기까지의 스토리를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LG전자에서 근무했던 박광수 칼럼니스트를 통해 파헤쳐본다.
LG그룹의 창업자는 연암 구인회 회장으로 1907년에 경남 진양군에서 만석지기 농사를 하던 구제서와 허을수의 장남으로 출생한다.
본래 구인회 회장 가문은 유서 깊은 양반가정으로 구인회 회장의 조부모는 조선시대 고종황제 시절 과거제도 시험 중 문과에 장원급제해 높은 벼슬을 지낸 정통 보수 집안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딸들은 물론 안주인들조차 문밖 출입이 허락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집안으로 경영 승계도 마치 옛날 조선시대 왕실처럼 장남 승계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현재 4대 구광모 회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초대 구인회 회장부터 2대 구자경 회장, 3대 구본무 회장까지 모두 장남이 승계를 이어받았으나, 구본무 회장의 경우 외아들인 구원모씨가 1994년 19세의 젊은 나이로 안타깝게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딸들에게 승계하지 않고 조카인 구광모(남동생 구본능의 아들)를 양자로 입양해 4대 회장직을 승계시킨다.
보수적인 원칙을 지킴으로써 국내 타 대기업처럼 이른바 ‘왕자의 난’과 같은 재산 상속 및 경영권 계승과 같은 갈등을 사전에 없애버린 동양적인 사고를 이어간 집안이 LG그룹이다.
국내의 현대그룹이나 삼성그룹처럼 상속과 관련 형제들 간의 치열한 법적인 다툼이 LG그룹의 경우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서 형제들 간에 화목한 분위기의 그룹으로 유명하다.
LG그룹의 창업자 구인회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2000원을 받아 1931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남동생인 구철회와 함께 구인회상점이라는 포목상을 개업한다.
1940년 6월 구인회상점을 주식회사 체제로 변경하고 어물과 청과물을 판매한다.
1945년 해방과 함께 구인회 회장은 구인회상회를 폐업하고 1945년 11월에 부산 남포동 근처에 조선흥업사를 설립해 사업을 재개한다.
미군정 시절인 1947년에 당시 경남 부산시에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를 설립해 ‘럭키크림’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해진 ‘동동구리무(화장품)’를 제조·판매하면서 국내시장을 석권한 것이 LG그룹 제조업의 태동이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스틱을 생산한 것이 LG그룹이며, 대한민국 최초의 연고치약인 ‘럭키치약’을 개발하고 판매한 것이 국민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대히트를 친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가루약 형태의 치약을 입에 넣고 물로 헹궈서 내뱉는 형식으로 치아를 관리했으나 반고체 형태의 치약을 럭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1953년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락희화학(현 LX 인터내셔날)을 세워 무역업을 시작했고 1958년 국내 최초로 전자회사인 금성사(현 LG전자)를 설립해 1959년 전자제품인 국산라디오를 처음으로 생산 출시한다.
그리고 1966년에 금성사는 국내 최초로 흑백 텔레비전을 개발·생산·판매하면서 미래 풍요로운 가정과 주부들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혁신시키는 전자시대를 개척해 간다. 이것이 모태로 금성사와 럭키화학이 합쳐진 LG그룹의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