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
2019년에도 규모 4.3 지진 발생
지진 위기경보 ‘관심’ 단계 발령
원안위 “원전 안전에 영향 없어”

15일 오전 6시 27분 34초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15일 오전 6시 27분 34초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최대 규모 지진이 동해에서 발생했다. 14일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강원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하루 만인 15일 새벽 규모 4.5 지진이 또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는 이번 지진이 본진일 경우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15일 오전 6시 27분 36초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8시 35분경에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1km 해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지진 진앙은 북위 37.87도, 동경 129.52도다. 지진 규모는 컸지만, 진원 깊이가 31㎞로 깊어 실제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곳의 인근 지역은 지진동을 느낄 수 있으므로 시민들은 안전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가 발생했다는 신고는 다행히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내 소방에 접수된 지진 유감신고는 총 18건으로 강릉 6건, 동해 8건, 삼척 4건 등에서 “집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지진의 규모를 고려하면 지진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동해 일대에는 해역 43건, 내륙 9건 등 총 52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지진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규모가 4.0이 넘었다.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건 2021년 12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뒤 1년 5개월 만이다. 기상청 기록을 보면 1978년 이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 지진인 총 28차례다. 규모 4.0 이상으로 따져도 이번 지진은 작년 10월 29일 충북 괴산군 4.1 지진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큰 지진이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해역에선 최근 연속해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동해시 북동쪽 48~55㎞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번까지 규모 2.0 미만 미소지진까지 포함해 35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앙 반경 50㎞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42차례 발생했다. 이번 지진 이전에는 2019년 4월 19일 발생한 규모 4.3 지진이 제일 강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원자력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라며 “모든 원전에서 지진 계측값이 지진 경보 설정값 미만으로 계측돼 지진 경보가 발생한 원전은 없다”고 설명했다.

흔들림이 어느 정도였는지 나타내는 계기진도는 강원과 경북에서 3, 충북에서 2로 추산됐다. 지진 진동의 세기를 나타내는 진도가 클수록 해당 지역에 땅의 흔들림이 크다는 뜻이다. 강원·경북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이 현저히 느끼고 정차한 차가 흔들리는 정도’로 흔들림, 충북은 ‘조용한 곳에 있거나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은 느끼는 정도’로 진동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다.

15일 오전 강원 삼척시가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동해 지진 발생 관련 재난안전대책본부 실무반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5일 오전 강원 삼척시가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동해 지진 발생 관련 재난안전대책본부 실무반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5일 발령한 지진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이날부터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또 지진 대응부서 중심으로 지진 비상대응반을 운영해 후속 상황관리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지진동을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강원 지역 한 맘카페에서는 “지진 느끼니 무섭다” “자다가 깜짝 놀라서 깼다” “이번에는 좀 심했다. 집 전체가 흔들렸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조창수 지진연구센터장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2019년 4월 19일 지진이 발생했었고, 그 단층에서 이번에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때 지진 나고 이벤트들이 몇 년간 있었다”면서 “그러다가 올해 4월 23일 군발 형태로 지진이 많이 발생했고 똑같은 게 이번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 큰 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선 “이게 만약 본진일 경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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