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
이르면 10일 구속영장 청구 예정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에 입건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내에서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에 입건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내에서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김누리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를 9일 오전 체포했다. 검찰은 라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변모(40)씨, 안모(33)씨 등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대표의 신병이 확보된 것은 검찰과 금융당국이 합동수사팀을 꾸린 지 열하루 만이다. 의혹의 핵심인 라 대표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라 대표를, 오후 3시 50분께 변씨를 각각 체포했다. 이어 오후 6시 15분께 안씨도 체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라 대표 등 10명을 출국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사무실과 관련자들의 주거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꾸려 이번 폭락사태 수사에 착수했다.

라 대표는 투자자들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라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변씨는 H사를 총괄 관리하며 의사 등 고소득 투자자 모집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주가조작 세력의 '수수료 창구' 의혹이 제기된 케이블 채널 운영사와 가수 임창정 소속사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라 대표와 임창정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안씨는 주가조작 세력이 투자자들에게서 수수료를 회수하는 창구로 쓴 서울 강남구 골프아카데미의 대표이사다. 케이블 채널 운영사와 승마 리조트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주로 고액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수사팀은 투자와 무관한 골프아카데이와 헬스장·식당·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범죄수익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혐의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대성홀딩스·선광·삼천리·서울가스·세방 등 8개 종목 주가가 갑작스레 하한가로 급락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해당 폭락사태로 10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 60여명은 이날 법무법인 대건을 통해 라 대표와 H사 관계자 등 6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투자자 60여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주가조작 세력이 애초 투자금을 정상적으로 운용할 의도 없이 자신들 이익을 위해 투자금을 받았다”며 “휴대전화를 받자마자 피해자들 모르게 레버리지 대출을 받고 미수금을 당겨 사기·배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고소장에서 “라 대표가 투자 현황을 공개할 때 미수금이나 대출 채무 등은 알리지 않은 채 투자 수익만 공개한 탓에 거액의 채무가 발생하고 차액결제거래(CFD) 계좌가 개설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달 1일 법무법인 이강은 피해자 10여명을 대리해 주가조작 일당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우편으로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주가 폭락 전후 상황과 시세조종 의혹을 규명해 라 대표에 투자를 맡겼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와 범행에 가담한 공범을 가려낼 계획이다.

검찰은 최근 라 대표에게 거액을 맡긴 의사 등을 대거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통정거래와 시세조종 등 불법 행위를 사전에 인지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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