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주 대릉원 내 가설무대에서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4일 오후 경주 대릉원 내 가설무대에서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신라의 문화유산이 한류 열풍을 타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4일 오후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에서 이같이 포부를 다졌다. 이날 행사는 경주 대릉원 내 가설무대에서 진행했다. 

최 청장은 “1973년 당시 전문 인력와 발굴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조사단은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이후 동궁과 월지, 그리고 많은 신라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밝혀내는 발굴 조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천마총 발굴 50년이 가져온 변화와 파동은 앞으로 펼쳐질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아직 땅속에 쌓여 있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발표하기 위해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각 분야의 유관기관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상북도 도립무용단이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경상북도 도립무용단이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이날 선포식은 신라 문화의 상징인 천마총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국민과 함께 기념하고자 기획됐다. 천마총은 우리 손으로 직접 온전한 신라 고분을 제대로 발굴한 첫 사례다. 신라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널리 알렸으며 우리나라가 문화유산 발굴 및 보존, 활용에 눈뜨게 된 계기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번 비전선포식은 천마총 발굴 이후 50년간 한국 고고학의 성장과 조사·연구 조직의 확대, 발굴 및 보존처리 방법의 고도화 등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만들어낸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보는 천마총 50, Silla-Wave Again’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비전에는 천마총 발굴을 시작으로 이룩한 비약적인 성장과 국민의 넓은 관심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100년은 신라문화유산이 ‘K-헤리티지’의 중심에서 세계인이 찾고 주목하는 더 큰 ‘신라류(Silla-Wave)’의 파동을 일으키겠다는 힘찬 포부를 담았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4일 오후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4일 오후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열린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비전선포식에는 1973년 당시 천마총 발굴 대표자를 비롯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경상북도 및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등 5개 기관장과, 지역 국회의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천년의 역사를 지닌 수도가 있었다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싶은 외국인이 많아졌는 데, 더욱 발전된 경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곧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천마총은 해방 이후 우리 기술로 한 첫 번째 발굴 성과다. 고고학 발전에 큰 기여를 가져왔다”며 “찬란한 신라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1973, 천마를 깨우다’ 비전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4.

아울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천마총 발굴 50년을 기념하는 홍보영상을 기획‧제작해 비전선포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세계적 댄스 크루인 저스트절크가 창작 ‧ 출연하는 이번 영상은 ‘천마’의 역동적인 모습 등을 ‘K-댄스’로 표현했다. 천마총의 이미지를 브랜드화하고 우리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천마총 ⓒ천지일보 2023.05.04.
천마총을 관람하는 시민들 ⓒ천지일보 2023.05.04.

한편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이날부터 ‘천마, 다시 만나다’ 특별전을 개최했다.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빛에 약하기 때문에 상설전시에서 만날 수 없었으나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을 통해 총 2회 공개된다.

천마총 발굴 당시 백화수피제 말다래 2장이 상하로 겹쳐진 상태로 출토됐다. 그 중 상태가 좋은 말다래(하)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천마도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말다래(상)이 2014년 이후 2번째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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