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출두 전부터 갈등 기류 감지
보수‧진보, 인신공격하며 신경전
宋 검찰 도착에 양측 충돌 확산
인파 뒤엉켜 현관 문 막히기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에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의 ‘조사 불가’ 방침에 막혀 발길을 돌렸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에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의 ‘조사 불가’ 방침에 막혀 발길을 돌렸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송 전 대표의 출석 현장은 보수‧진보 진영의 ‘대충돌’로 난장판이 됐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선 송 전 대표의 출석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양 진영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모여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보수단체는 검찰청 대문 앞에서부터 ‘돈 봉투로 정치하는 이재명을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이재명 구속”이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같은 곳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파란 모자를 쓰거나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몇몇 진보 유튜버는 송 전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걸고 대기하고 있었다.

오전 9시 40분께부터 검찰청 현관 앞에선 조금씩 두 진영 간 충돌 기류가 감지됐다. 양측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송 전 대표를 가까이서 보려고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청 관계자들이 이들을 현관 계단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제지하자 일부 당원들은 “왜 못 들어가게 하나”라고 항의했다.

송 전 대표의 출석 시간이 다가올수록 보수와 진보 지지자들의 갈등은 고조됐다. 몇몇 유튜버와 당원들은 서로 마주본 채 인신공격을 하거나 상대의 진영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며 말싸움을 벌였다.

두 진영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쓰레기 같은 자식들” 등 고성과 욕설이 현관을 메우기 시작하자 일부 당원은 “다 닥쳐”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이러한 가운데 송 전 대표는 오전 10시께 검찰청 현관에 발을 딛었다. 그는 갈색 상의에 청바지 차림이었고, 표정은 굳은 상태였다. 

송 전 대표가 검찰청에 들어오면서 양측의 충돌도 격화했다. “송영길”을 연호하는 진보층과 송 전 대표에 대한 욕설을 쏟아내는 보수층이 송 전 대표를 뒤따라오며 직원들의 제지를 뚫고 검찰청 현관문에 몰리면서 현장은 난장판이 됐다. 

인파를 뚫고 검찰청 1층 민원실 창구로 간 송 전 대표는 직원에게 “반부패수사2부 김영철 부장검사 면담을 요청했다. 안 되면 전화라도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그는 출입 등록이 안 돼 있어 들어올 수 없다는 응답을 받아 자진 출석한 지 약 10분 만에 청사를 빠져나와야 했다.

다만 송 전 대표는 검찰청 현관을 빠져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보수‧진보 지지자들이 현관 문 앞에 뒤엉켜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보수 유튜버들은 송 전 대표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직원들이 길을 트면서 검찰청 밖으로 나온 송 전 대표는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을 꺼내들고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흥분한 지지자와 유튜버들의 고성 탓에 그는 몇 분 간 침묵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소음이 가라앉지 않자 송 전 대표는 그대로 입장문을 읽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 주시길 바란다”며 이번 의혹에 대한 수사의 부당성과 검찰 출석 이유 등을 밝혔다. 

그가 입장문을 반절 가량 읽을 시점에 양 진영 지지자들의 고성은 가라앉았지만, 입장문 낭독 중 ‘구속’ 등 특정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현장 분위기는 다시 격앙됐다.

약 25분의 기자회견을 마친 송 전 대표는 오전 10시 32분께 검찰청을 떠났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의 ‘조사 불가’ 방침에 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의 ‘조사 불가’ 방침에 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보수 유튜버들은 그를 따라가며 “도망가지 말라” “어딜 고개를 들고 있냐”라고 비난했다. 진보 지지자들은 “송영길 파이팅”을 연신 외쳤다.

현재 검찰은 송 전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등 송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9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자금 조달책으로 지목되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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