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푸르 인명피해 급증… 하르툼 등에서 격렬한 싸움
외교관만 먼저 철수한 美, 뒤늦게 미국인 수백명 대피

(출처: AFP, 연합뉴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휴전 연장 합의 이후에도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거의 2주간의 수단 두 군벌 전투로 수백명이 사망했고 수만명의 사람들이 수단을 떠났다. 사진은 28일(현지시간) 군사 파벌 간 무력충돌로 수단 수도 하르툼 곳곳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
(출처: AFP, 연합뉴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휴전 연장 합의 이후에도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거의 2주간의 수단 두 군벌 전투로 수백명이 사망했고 수만명의 사람들이 수단을 떠났다. 사진은 28일(현지시간) 군사 파벌 간 무력충돌로 수단 수도 하르툼 곳곳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

[천지일보=방은 기자]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휴전 연장 합의 이후에도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수단 사태가 세계의 재앙이 될 위험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BBC,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단의 전 총리 압달라 함독 (Abdalla Hamdok)은 수단의 분쟁이 시리아와 리비아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군사 쿠데타로 면직됐다가 한 달여 전에 복직한 후 최근 다시 사임한 수단의 민간 총리 함독은 전투가 계속된다면 ‘세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거의 2주간의 수단 두 군벌 전투로 수백명이 사망했고 수만명의 사람들이 수단을 떠났다.

미국, 영국, 유엔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들의 집중적인 외교적 노력으로 지난 목요일 밤 두 군사 파벌 간의 불안한 휴전 연장이 이뤄졌다. 하지만 72시간 휴전 연장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단의 수도 하르툼의 일부 지역에서는 탱크 및 포병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휴전 연장 합의가 무색할 만큼 격렬한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 약속을 깼다고 주장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RSF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은 교전이 끝날 때까지 정부군과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갈로 사령관은 이 방송과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휴전 연장 이후에도 정부군이 RSF 전투원들을 가차 없이 폭격했다”며 “적대 행위를 멈춰라. 그런 다음에야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미국이 지원하는 알후라 TV와 한 인터뷰에서 “다갈로는 수단을 통치하고 자원을 장악하고 자신의 부를 확대하기를 원한다”며 다갈로 사령관을 비난했다.

함독 전 총리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회의에서 평화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부르한 정부군 장군과 경쟁 RSF의 다갈로 사령관을 설득하기 위한 통일된 국제적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이곳(수단)은 거대하고 매우 다양한 나라다. 전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군대와 소규모 반란 사이의 전쟁이 아니다. 잘 훈련되고 무장한 두 군대와 거의 같다”고 밝혔다.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RSF 간 충돌이 부족 간 폭력 사태로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다르푸르 변호사협회는 “서다르푸르 주도 주네이나에서는 군인들이 민가를 향해 로켓을 쏘고 있다. 기관총과 방공 무기가 사용된다는 보고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다수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풀려나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단 내 각국 외국 민간인들에 대한 철수 작전이 본격적으로 실시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 정부가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중에도 대사관 직원만 먼저 철수시켜 비판받아온 미국 정부도 처음으로 민간인을 대피시켰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정부가 조직한 호송대가 미국 시민과 현지 고용 직원, 동맹·협력국 국민을 태우고 이날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에 도착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외신은 미국 정부가 조직한 첫 민간인 대피라며 미국인 200∼300명을 태운 버스 행렬이 800㎞ 거리를 운행하는 동안 무장한 미군 무인기가 상공에서 감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하르툼 인근 옴두르만의 와디 세비드나 공항에서 현지 체류자를 철수시키기 위해 착륙하던 튀르키예군의 C-130 수송기에 총격이 가해지기도 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기체에 불이 붙었고 연료 공급 장치에 이상이 생겼다.

RSF는 즉각 성명을 내고 군용기에 총격을 가한 것이 자신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은 하르툼과 인근 도시에서는 정부군과 RSF 간 격렬한 싸움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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