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대장동 사업 직접 보고”
“이재명과 함께 그림도 그려”
李 “공단 1천억 발언 비논리적”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4.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4.27.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첫 법정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이 말을 섞은 것은 2021년 9월 ‘대장동 사건’이 시작된 후 처음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검찰 재수사 이후 입장을 바꿔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과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 주장의 헛점을 추궁하며 여유로움을 유지한 반면, 유 전 본부장은 질문을 거듭할수록 진술이 번복되는 등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대표는 2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맞붙었다.

이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과 자신의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벌이던 중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며 직접 신문을 시작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이 유 전 본부장에게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위례신도시 사업 등 현안을 직접 보고했다는 주장을 하던 순간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 왼쪽)이 대표에 앞서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원 내 다른 출입구를 통해 이 대표 재판의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서울=연합뉴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 왼쪽)이 대표에 앞서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원 내 다른 출입구를 통해 이 대표 재판의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을 향해 “웬만하면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며 “그림을 그려가며 저한테 설명을 했다는 말이냐. 검찰에 진술한 걸 들어보니 1000억원이 있으면 1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남욱(변호사)에게 얘기했다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이 “금액 등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이 대표는 “녹취록에 1000억원으로 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는 2013년 3월이었는데, 이 얘기를 나한테 들었다고 하면서 검찰 조사에서는 정진상(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들은 얘기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2013년 2월 신년감담회 등에서 대장동 개발로 3700억원이 남는데 2000억원이면 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등 설명을 하지 않았느냐”며 “한 달 뒤 제가 1000억원 밖에 안 들어간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 당시 시장실에서 둘이 앉아 제가 말씀을 드렸다”며 “관련 상황에 대해 시장님과 제가 측면에 부대시설을 지어 분양하고 후면을 공원으로 만들지 여부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한 게 있다”고 다소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또 “내가 그림을 그린 것은 없어 보이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이었느냐. 1000억원이면 (공원 조성이) 된다는 이야기를 정진상한테 들었다고 증인이 진술했는데, 기억도 나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가 집요한 질문을 이어가면서 유 전 본부장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수세에 몰리는 듯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증거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질문을 하니 (유씨가) 정확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6월 16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이 대표 측 반대 신문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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