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역사도시 기본계획 발표
5년간 1조 2840억원 예산 투입
공간 조성 통해 역사 체감도 높여

아차산 홍련봉 보루 유구보호시설 조감도 (제공: 서울시)
아차산 홍련봉 보루 유구보호시설 조감도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서울=송연숙 기자] 일제강점기 때 훼손돼 땅에 묻혔던 월대(月臺)가 발굴조사를 통해 100년 만에 복원 과정을 밟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나섰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 복원·정비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발굴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26일 서울시가 발표한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새로운 꿈’이라는 비전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져 매력이 넘치는 역사도시 서울을 목표로 한다. 서울 역사도시 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자 4대 분야, 11개 전략, 45개 추진과제가 수립됐다. 시는 향후 5년간 역사 분야에 총 1조 2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역사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4개 분야의 주요 내용으로는 ▲지속 가능한 역사 문화유산 발굴 및 보존체계 구축 ▲시민 모두를 위한 매력적인 역사 문화유산 체험공간 조성 ▲시대·분야별 역사 연구 및 역사교육 강화 ▲세계가 주목하고 서울이 선도하는 역사문화도시로의 도약 등이다.

역사 문화유산 발굴·보존 체계 구축을 위해 먼저 4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돈의문을 복원하기 위한 기본구상을 시작한다. 백제 왕성이 풍납동 토성 복원을 위해 왕궁 추정지 등 핵심 권역을 집중 보상하며 지역주민과 상생을 위해 정주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의정부지는 유구를 복토하는 대신 주요 건물을 디지털 복원하고 상부에 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복원이 어려운 경희궁지, 고대 백제 왕성 등 역사 속 핵심 거점은 학술고증을 거친 후 디지털 복원에 나선다. 한편 고려 남경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청와대, 고려 건축물 흔적이 출토된 신영동 유적지 등을 활용해 고려사 연구의 기초 작업도 이뤄진다.

또한 전시·보존 기능을 모두 갖춘 개방형 수장시설을 조성해 수장 역량을 높인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과학기구(일성정시의) 등이 발굴된 종로구 공평동 15·16지구에는 유적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 곳곳에 시민들이 역사 문화유산을 가까이서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을 조성해 시민들의 역사 문화 체감도를 높인다.

홍제천 상류 조감도 (제공: 서울시)
홍제천 상류 조감도 (제공: 서울시)

한강역사문화홍보전시관, 이순신 기념관, 전통문화 체험시설, (가칭)서울물길박물관을 조성해 역사 문화유산과 시민의 접점을 늘린다. 박물관별 대표 소장품을 추가로 확보하고 외국박물관과 연계한 기획전시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감 체험형 전시로 첨단 학예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무장애 출입시설, 점자안내판, 촉각전시 등을 갖춰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관람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한강변에서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활용한 주제별, 지역별 체험프로그램을 개최한다. 한강변 나루터를 활용한 조선뱃길 투어, 한강변에서의 독립운동 역사를 조명하는 ‘독립운동 유적지 투어’와 석유비축기지 등의 미래유산을 활용한 산업화 현장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성북동 별서, 초안산 분묘군, 도봉서원 등 지역별 주요 역사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아차산 홍련봉 보루 유구보호시설을 건립하는 등 성루 전역 곳곳에 퍼져있는 문화유산을 정비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 내 매장문화재 위치를 지번별로 볼 수 있는 문화유적 분포 지도를 구축·배포해 역사연구 및 역사교육 강화를 도모한다. 해당 지도를 통해 개발 사업 전에 거쳐야 하는 문화재 보호조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개발 중 갑자기 문화재가 발굴돼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도 방지한다. 또한 서울의 각 박물관·전시관과 서울역사편찬원 등 기관별로 이뤄지던 역사교육을 서울역사교육네트워크 구축으로 통합 진행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수요에 따른 맞춤형 역사교육을 실시한다.

한편 서울-공주-부여 간 학술네트워크를 구성해 백제 왕도의 실체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지난 2007년부터 20년간 진행되는 서울지역생활사 연구를 2026년까지 완료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의 주제별 공예 지식 DB 플랫폼을 구축해 공예사 연구 결과를 시민과 공유할 예정이다.

한양도성, 탕춘대성, 북한산성을 조선의 수도방어체제로 통합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된다. 이외에도 자치구 스스로 향토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지정 및 보존할 수 있도록 향토 유산 보호 조례 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자치구별 향토 문화유산 보호위원회 구성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풀을 지원하는 작업도 펼친다.

최경주 문화본부장은 “이번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은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언제든지 역사와 함께하는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역사 문화도시로서 서울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역사문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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