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소]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

 

2010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

만개한 겹벚꽃 시선 사로잡아

동학농민군의 희생·정신 계승

“관심갖고 방문 많아지길 바라”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17일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에 겹벚꽃과 철쭉이 만개한 모습. ⓒ천지일보 2023.04.24. ⓒ천지일보 2023.04.24.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17일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에 겹벚꽃과 철쭉이 만개한 모습. ⓒ천지일보 2023.04.24.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4월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가운데 각지의 만개한 봄꽃을 보기 위한 상춘객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본지는 최근 전북의 벚꽃 명소 중 한 곳인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을 찾았다. 쾌청한 날씨에 만개한 겹벚꽃, 철쭉들이 가득해 탄성이 절로 나왔다.

아들과 함께 꽃구경을 왔다는 박은순(60, 여, 전주시 완산구)씨는 “작년에도 왔지만 올해도 꽃동산에 핀 꽃을 보기 위해 왔다”며 “꽃들도 이쁘게 빨갛고 산도 나뭇잎도 파래서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붉은 철쭉으로 가득한 꽃동산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은 토지주인 김경선씨가 지난 1970년대부터 주변에 있는 선친의 묘 주변 야산에 철쭉과 벚나무, 백일홍 등을 심고 40여년 동안 가꿔 온 곳이다. 이후 전주시가 지난 2009년 토지와 꽃나무를 매입해 꽃나무를 이식 및 추가 식재하고 전망대와 정자, 산책로 등을 설치해 2010년부터 시민에게 개방했다.

개방된 이후에는 꽃동산에 핀 꽃을 보러 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에는 전국에서 약 5만명의 상춘객이 이곳을 방문했다. 본지가 이곳을 찾은 날에도 꽃나무들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연인, 가족, 외국인 등 많은 상춘객이 인생샷을 찍느라 손놀림이 바빠 이들의 들뜬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언덕에 무리 지어 핀 붉은 철쭉과 산책로 건너편에 핀 겹벚꽃과 나뭇잎이 늘어져 작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또 작은 정자 앞에는 꽃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에 발걸음을 멈춘 상춘객들로 가득했다.

산책로 주위를 가득 채운 꽃들과 많은 상춘객의 이동에 맞춰 걷다 보면 완산공원 꽃동산 전망대에 오르는 계단을 만난다. 계단을 올라 주위를 바라보면 왜 꽃동산인지 알 수 있듯 잔뜩 피어 있는 꽃들로 동산이 붉게 물들어 있다.

계단 옆으로 마련된 작은 쉼터에는 잠시 쉬고 있는 사람들과 계단 난간에 붙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쁜 상춘객들로 계단을 오르내리기에 비좁았다.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박은영(가명, 40대, 여)씨는 “꽃들이 가득 피어 있어 너무 아름답다”며 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전경. ⓒ천지일보 2023.04.24.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전경. ⓒ천지일보 2023.04.24.

◆무명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추모관

쉼터를 지나 전망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이 있다. 녹두관은 동학농민군의 희생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1894년 전주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과 관군의 전적지였던 이곳에 조성했다.

녹두관은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봉환된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가 영면한 추모공간으로 동학농민혁명 125주년을 맞아 지난 2019년 6월에 개관했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동학교도 전봉준이 중심이 돼 일으킨 반봉건·반외세 운동이다. 농민들이 부정과 외세에 항거하며 지난 1894년 3월 봉건체제 개혁을 위해 1차로 봉기했다. 또 같은 해 9월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2차로 봉기한 항일무장투쟁이다.

녹두관은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 추모관과 동학농민혁명 연표, 폐정개혁안 12개 조항 등으로 이뤄져 있다. 추모관에는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를 추모하기 위한 꽃이 놓여 있다.

녹두관 안내데스크에서 이곳을 소개하던 채규영(50대, 남)씨는 “이곳 외관이 카페 같아서 그런지 완산공원을 걷다 지친 방문객들이 커피를 파는지,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 일이 많다”며 “동학농민혁명이 역사·정신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고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추모관도 조성된 곳인데 이런 일이 많다”고 아쉬움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주말 서울에서 초등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방문했는데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설명해주고 학생들도 관심을 갖고 설명을 듣는 모습을 봤다”며 “이렇게 동학농민혁명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을 때 기분도 좋고 뿌듯하다”고 방문객의 많은 방문을 바랐다.

설명을 듣고 나와 보니 녹두관 밑으로 햇빛을 받은 철쭉들이 더욱 붉어 보였다. 마치 동학농민혁명 당시 피 흘린 농민들의 희생과 정신이 지금도 사그라지지 않고 강하게 살아있는 듯하다.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녹두관 전시장 입구에 전시돼 있는 박홍규의 후천개벽도 모습. ⓒ천지일보 2023.04.24.
[천지일보 전주=김동현 기자] 녹두관 전시장 입구에 전시돼 있는 박홍규의 후천개벽도 모습. ⓒ천지일보 2023.04.24.

◆동학농민혁명 역사·기록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해 전주한옥마을에는 동학혁명기념관이 있다. 동학혁명기념관은 동학혁명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숭고한 혁명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상설전시장과 기념관으로 구성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혁명 과정을 볼 수 있는 당시의 사진 및 그림, 서적, 유물, 조각상 등이 1실~5실로 나뉘어 운영된다.

1실은 동학의 포덕과 탄압, 동학사상의 사회적 실천, 교조신원운동과 척왜양창의운동 단계까지, 2실은 1894년 고부봉기부터 전주성 점령 시기의 반봉건 중심의 1차 기포와 청일전쟁 이후 반외세 항일 전쟁 중심의 2차 기포까지 전시돼 있다.

3실과 4실은 동학농민혁명 이후의 동학농민군의 활동과 천도교, 광복 이후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계승한 민주화운동 단계까지, 5실은 영상관으로서 동학농민혁명 등 역사 이야기를 미디어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기념관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 장소 특성상 엄숙을 유지하므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방문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은 요즘 한옥마을 인근에 있는 꽃동산에서 만개한 꽃들을 보며 여유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더불어 녹두관과 동학혁명기념관을 방문해 당시 동학혁명에 참여한 농민들의 희생과 정신을 느껴보는 것도 전주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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