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에 MZ세대 몰렸다
국민 6명 중 1명은 알뜰폰

모요(모두의 요금제) 이미지. (제공: 모요) ⓒ천지일보 2023.02.16
모요(모두의 요금제) 이미지. (제공: 모요) ⓒ천지일보 2023.02.16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국내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하다. ‘0원 요금제’ 출시까지 불사하며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 토스 등 금융사의 메기 역할이 컸다. 개통 시기는 사업자마다 천차만별이다. 빠르면 하루, 길면 2주도 걸리기 때문에 요금제를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알뜰폰 비교·분석 플랫폼 ‘모두의 요금제(모요)’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시장은 2011년 도입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올해 가입자 1300만을 돌파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알뜰폰 이용자의 점유율 또한 2021년 12월 14.2%에서 2023년 2월 17.4%로 급증했다. 다만 이 통계에는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포함돼 있다.

모요는 “이처럼 알뜰폰 요금제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다양한 사업자들의 알뜰폰 사업에의 진출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먼저 40만 가입자를 보유한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이 임시 사업자의 꼬리표를 떼고 정식 사업자로 거듭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는 내용 등 혁신금융심사위원회에서 의결된 안건을 심의한 뒤 리브엠을 정식 서비스로 승인했다.

또 모요는 “올해 출범한 토스모바일이 알뜰폰에 관한 주목도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1월 30일 사전신청자 17만명을 동원한 토스모바일의 알뜰폰 출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KG모바일, 코나아이, 폰마블, 하나은행 등 다양한 기업에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하며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는 사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양한 기업의 알뜰폰 사업 진출로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중소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치열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중소 업체에서는 가입 후 수 개월간 이용요금을 받지 않는 ‘0원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모요에 등록된 월 이용요금이 0원인 알뜰폰 요금제는 9개 사업자의 32여개에 달한다.

모두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로 상품별로 짧게는 5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까지 가입자에게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단 일부 사업자의 경우 약정이 있는 경우가 있거나 개통에 2주 이상 소요되는 사례도 있다.

4월 가장 많은 가입자를 유치 중인 0원 요금제는 이야기모바일의 ‘이야기U 데이터 15G+’ 상품이다. 월 2만 9700원에 데이터 15㎇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7개월간 공짜다. 데이터 15㎇를 다 사용한 뒤에도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달 한 달 동안 개통한 신규 고객은 매달 50㎇의 데이터를 추가로 받는다.

아이즈모바일의 ‘[K]무한7㎇+’ 상품은 통화가 모두 무제한인 상품이다. 월 2만 3900원짜리 요금제가 7개월간 0원이다. 데이터 7㎇를 다 사용한 뒤에도 1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인스모바일의 ‘인스유심 스트롱 11㎇+’ 상품은 월 3만 9000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간 6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달 한 달간 개통한 신규 고객은 매달 150㎇의 데이터를 추가로 받는다. 이 데이터는 핫스팟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추가로 제공받은 데이터를 다 쓰면 기본 11㎇ 데이터를 이용하게 된다. 이 데이터를 다 사용하면 매일 2㎇를 받고 이마저도 다쓰면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모요의 가입자는 20대가 35%, 30대가 33%로 약 70%의 이용자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모요는 “과거 알뜰폰이 ‘효도폰이’라고 불리며 실버 세대 전용물로 여겨지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이용자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 통신사의 서비스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요금제가 저렴하고 약정 없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안동건 모요 대표는 최근 알뜰폰의 상승세에 대해 “알뜰폰 요금제는 기존 통신 3사와의 통신 품질의 차이도 없고 일부 통신사의 경우 인터넷과 가족 결합 할인도 제공하고 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소비자들에게 가입 과정의 어려움과 요금제 선택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다”며 “최근 알뜰폰 요금이 더욱 저렴해진 만큼 국민의 가계 부담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통신 3사 구조로 운영되던 기존 시장은 통신 요금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5G 중간 구간 요금제를 신설했고 KT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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