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축제로 발전 도약 준비
흙으로 빚은 도기 친화력 높아
투박한 그릇부터 예술품까지
다채로운 부스·프로그램 운영
이천 특유의 쌀 음식도 체험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천지일보 이천=이성애 기자] 선조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투박한 그릇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아기자기한 도자기까지 다채롭게 만나 오감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있다.

흙으로 빚어 뜨거운 가마에서 구워낸 이천 도자는 1930년대에 본격적으로 생산돼 10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올해 축제는 ‘삼시세끼의 품격 Icheon Ceramics’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식기로 활용되는 도자기의 일상적 상징을 넘어 이천 도자기의 더욱 높은 가치와 품격을 콘텐츠로 부각했다. 올해 37회를 맞은 이천 도자기 축제는 그동안의 역사를 자양분으로 세계에 진출하기 위한 글로벌 축제로 새로운 1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달려오면 전통거리 느낌의 살아있는 ‘사기막골 도예촌’과 현대적이고 종합적인 ‘이천도자기예술마을(예스파크)’을 만날 수 있다.

이천 도자기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판매, 문화 등 다채로운 부스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오는 26일부터 내달 7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장인정신으로 전통 도자기 재현

이천시에 따르면 이천에서 도자기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효양산과 장동리, 설봉산성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세 지역에서는 대형 항아리와 옹기, 연대가 훨씬 오랜 무문토기, 선사시대 토기 파편 및 삼국시대 각 나라의 기와와 토기 파편들도 함께 출토됐다. 따라서 적어도 청동기시대부터 토기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백제와 고구려 점령기를 거친 후 삼국시대 후반까지 패권 각축장이었던 탓으로 삼국 토기문화의 흔적들이 혼재돼 있다. 이천에서 자기제작을 뒷받침할 만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중종 25년(1530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에는 이천도호부의 특산품을 백옥(白玉)과 함께 도기를 들고 있다. 조선시대 도자기제작을 뒷받침해주는 유적지는 사음동(沙音洞-사기막골)과 해월리(蟹越里), 마옥산(磨玉山), 관리(冠里) 가마골 및 점말가마터 등이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이천이 도자기의 명산지로 이름을 떨치게 된 데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흙이나 땔나무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외적인 여건도 있지만, 전통도자기를 재현해 낸 도공들의 장인정신이 있어 가능했다. 유근형, 지순택 같은 도공들이 이천에 자리 잡은 이후 많은 도공이 모여들면서 도자기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와 창작이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근대 이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도예가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도자 마을’이 형성됐다.

현재 이천 전역에 420여개에 달하는 공방에서 청자를 비롯한 백자, 분청사기, 옹기, 조형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과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천의 도예가들은 소규모 공방을 운영하면서 물레를 차고 장작가마 소성을 고집하는 등, 전통적인 수공예 방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새로운 조형과 기법을 탐구하는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전통계승과 발전을 주도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공예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한국도자의 전통을 창조하는 데 앞장서 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감성 자극하는 도자기 그릇 천국

축제장을 들어서면 거리는 온통 꽃으로 장식돼 축제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영광갤러리부터 청담갤러리까지 750m 도로 구간에 자리 잡은 판매존에서 흰색 바탕에 파란색, 녹색, 갈색 등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오감 만족 도자기를 고를 수 있다. 예스파크와 사기막골 도예촌에는 230여명의 도예가들이 모여 직접 빚은 예쁜 그릇들로 가득하다.

그릇 세상에는 이야기를 담은 그릇들이 즐비하다. 굽이 있는 국그릇, 수저 접시, 도자로 만든 과일이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모두 소장하고 싶은 집 지키는 부엉이, 화소반, 도자기 풍경, 소담소담 청초한 느낌의 그릇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이천 도자기·장독은 손가락으로 튕겼을 때 청아한 소리가 나는 특징이 있다.

30~40대 메인타깃 프로그램을 구성, 온라인 중심의 홍보 전략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알뜰코너 아울렛도 있다. 아울렛에는 크기, 색깔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그릇도 팔며 무·유광, 돌종지 등도 있다. 다기 종류는 20% 할인 행사도 한다.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지난해 9월 열린 이천도자기 축제 때 모습. (제공: 이천시) ⓒ천지일보 2023.04.20.

◆다양한 공연과 체험존 인생샷 남겨

이천 도자기 축제 개막식은 풍물놀이, 대형도자기 퍼포먼스, 가수 다이나믹듀오, 10㎝가 함께한다. 봄날의 풍미를 깨우는 포크, 재즈 콘서트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술쇼, 군악대 공연과 보스킹 공연도 펼쳐진다.

이천도자기 테이블웨어전과 포토존도 마련된다. 포토존에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3D프린팅 체험·시연, 첨단세라믹 시제품 전시도 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트램플린·모래놀이장 키즈놀이터가 있어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체험존 푸드트럭에서는 이천라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물레체험에서는 흙 빚기,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머그컵을 만들 수 있다. ‘내가 그린 내 컵’ 이벤트는 초벌 컵에 세라믹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는 무료 체험으로 행사 종료 후 택배로 받을 수 있다. ‘물과 도자기의 소개팅’도 있다. 도자기를 활용한 꽃꽂이 기법도 배울 수 있다. 주말에는 꽃차 소믈리에와 꽃차 마시기 행사가 열린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휴식공간 쉼터도 있다.

이천 쌀로 지은 밥상. (제공: 미솥지음) ⓒ천지일보 2023.04.20.
이천 쌀로 지은 밥상. (제공: 미솥지음) ⓒ천지일보 2023.04.20.

◆고소하고 쫄깃한 이천쌀 맛 체험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도 다양하다. 장작가마 불지피기, 화덕빵 굽기 이벤트가 열린다. 이천쌀밥 비빔밥과 소슴빵, 가래떡구이로 이천 특유의 쫄깃한 쌀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이천 도야지는 유명한 특산물로 두부와 당면을 사용해 만든 전통음식이다. 쌀을 물에 담가 발효시켜 만든 이천 쌀도리끼는 쫄깃하고 고소하며 다양한 소스와 함께 맛을 더한다.

체험 공방·도자기는 이천시가 ‘유네스코 공예 분야 창의도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겨준 소중한 자산이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제37회 이천 도자기 축제는 이천 시민들만의 축제에서 전 국민의 축제, 더 나아가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각 교류 도시들과 우호가 더 깊어지고 향후 국제적인 교류의 폭이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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