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문위원회서 ‘등재 권고’ 
다음달 유네스코서 최종 승인
​​​​​​​북한 ‘혼천전도’도 등재 유력

4.19혁명기록물,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1960년 4월 19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4.19혁명기록물,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1960년 4월 19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 혁명’과 민중 자주 운동인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최종 등재가 승인되면 한국은 총 18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북한이 신청한 ‘혼천전도(渾天全圖)’도 등재가 유력한 상태다.

마산지역 학생일지 (1960년 3월 20일) ⓒ천지일보 2023.04.17.
마산지역 학생일지 (1960년 3월 20일) ⓒ천지일보 2023.04.17.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4.19혁명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이는 3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14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정기회의와 지난 11일에 열린 임시회의 심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현재 두 기록물은 오는 5월 10~24일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등재 승인을 앞두고 있다. 

4.19혁명기록물, 거리에 나선 교수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1960년 4월 25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4.19혁명기록물, 거리에 나선 교수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1960년 4월 25일)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4.19혁명기록물은 1960년대 봄 대한민국에서 발발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학생집회를 시작으로 3.15 부정선거에 반대하기 위해 1960년 4월 19일에 열린 대규모 시위까지의 기록물로서, 이승만 대통령(1948~1960)의 퇴진을 이끈 혁명의 배경과 진행 과정을 다뤘다. 구체적으로 4.19혁명의 원인, 전개 과정, 혁명 직후의 처리 과정 등이 상세히 담겼다. 

기록물은 국가기관, 국회·정당이 생산한 자료, 언론 보도자료, 개인의 기록, 수습 조사서, 각종 사진과 영상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재청은 “제3세계에서는 최초로 성공한 비폭력 시민혁명인 동시에 유럽의 1968년 혁명, 미국의 반전운동, 일본의 안보투쟁 등 1960년대 세계 학생운동에 영향을 미친 기록유산으로써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동학농민운동 임명장(1894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동학농민운동 임명장(1894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부패한 지도층과 침략에 저항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1895년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이다.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지도층과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한 사건이다. 한국이 번영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을 놓았으며, 유사한 외국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대주의 운동에 영향을 줬다. 그 과정에서 동학농민군은 전라도 각 고을 관아에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민·관 협력(거버넌스) 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학농민운동 한달문 편지(1894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동학농민운동 한달문 편지(1894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문화재청은 “19세기 당시 전 세계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었던 신선한 민주주의 운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권고를 통해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돼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던 기억의 저장소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세계적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기록유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확대해 나가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록문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혼천전도(북한)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혼천전도(북한)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4.17.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이 신청한 ‘혼천전도’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권고됐다. 혼천전도는 조선 후기에 그려진 천문도다. 혼천전도 등재가 승인되면 북한은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포함해서 총 2종목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 후기의 무예 훈련 교범이다. 한·중·일 서적 145종을 참고해 만든 무예도보통지는 동아시아의 무예를 집대성한 무예서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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