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
3개월간 佛 국립도서관서 전시
구텐베르크 성서比 78년 앞서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심체요절·직지)'이 오는 4월 12일부터 7월16일까지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열리는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50년 만에 대중에 공개되는 '직지'. 2023.4.5 (출처: 연합뉴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심체요절·직지)'이 오는 4월 12일부터 7월16일까지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열리는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50년 만에 대중에 공개되는 '직지'. 2023.4.5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50년 만에 대중에 공개된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12일(현지시간)부터 약 3개월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주제로 직지를 선보인다.

직지는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 상·하 2권으로 구성됐으나 현재 하권만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소장 중이다. 1973년 ‘동양의 보물’ 전시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실물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적이 없어 이번 전시는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직지는 고려시대 승려인 백운 경한(1298~1374) 스님이 역대 여러 부처와 고승의 대화, 편지 등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 편찬한 책으로 1377년(고려 우왕 3년)에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됐다.

이는 세계 인쇄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보다 78년 앞선다.

직지의 정확한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백운이라는 고승(화상)이 간추린(초록) 부처님(불조)의 깨달음(직지심체)을 요약한 책(요절)’이라는 뜻이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직지는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후 초대 공사 등을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 플랑시(1853~1922)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 국내서 수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를 통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프랑스에 직지 반환을 요청했으나 직지가 약탈·도난 문화재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반환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국제법상 도난·약탈 문화재는 반출 경위가 확인될 경우 본국에 되돌려 주는 것이 관례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대한불교조계종,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이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직지의 편찬 배경과 한국 불교의 인쇄 문화유산을 다루는 콘퍼런스를 열고 직지의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