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도감청, 사실이면 한미동맹 훼손… 사법리스크 답변, 수치”

[천지일보=홍수영·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우리나라 대통령실을 도청했다는 의혹과 관련 미국의 사과를 요구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질문에 대해선 “수치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감청 사태에 대한 질문에 “이게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이것이 사실이 아니고 문서 위조의 결과이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객관적 상황을 보면 도청이 실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 입장에서도 도청의 실체 여부, 그리고 실상에 대해서 사실 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최대한 해내겠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재발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우리 정부 도청 방지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된다는 점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위협 관련 질문엔 “우선 북한의 핵무기 개발 또 미사일 개발이 남측의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에 이 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탄의 뜻을 표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은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는 것, 또 한미동맹 강화하는 것, 또 확산억지 전략 확대하는 것 등등의 여러가지 방안들이 있고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에 이를 정도이고 북한은 이미 핵무기 개발한 상태라서 전쟁이라 하는 것은 곧 상대방의, 피아를 구별하지 않고, 한반도 전역의 절멸을 의미한다”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남한의 세계 6위를 자랑하는 전력 군사력 그리고 거기 더해서 굳건한 한미동맹, 확고한 확장억지전략 때문에 추가로 한미일군사동맹 특히 한일군사동맹까지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한미일의 군사협력 넘어선 군사동맹, 한미일 군사동맹은 북중러의 군사동맹 또는 진영대결 격화시켜서 소위 안보딜레마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선 “일단 현실성이 없고 또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특히 독자 핵무장을 하게 될 경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한국이 살아남을 수가 없는 상태가 되고, 미국 동의를 결코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실패에 관한 물음엔 “세계경제 상황이 어쩔 수 없다고 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러나 외교 상황이 이 무역 문제, 수출 문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라며 “한미동맹도 고도화돼야 하겠지만 그와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한중관계라고 하는 것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보통 지칭되는데 한미동맹과 한중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는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만간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관련 이 대표는 “현안은 대한민국 경제 생명인 반도체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요건 완화,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기 수출규제 유예 연장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이 대표는 “외신기자들과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며 “집안의 문제는 가급적이면 집안에서 해결하면 좋은데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해선 대한민국 법원을 믿고 법적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 중에서 5명이 지금까지 사망했는데 이 대표를 위험한 인물로 봐야 하나’라는 공격적 질문엔 “제 주변 분들이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그것도 본인들의 문제가 아니고 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