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3.04.11.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산업은행 노조 위원장이 ‘산업은행 이전기관 지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천지일보 2023.04.1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KDB산업은행 측의 이전 절차에 대해 “법 개정 전에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국회 패싱”이라고 반발했다.

금융노조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과 금융위, 국토교통부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오직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직진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산업은행 경영진은 직원 반대를 피해 은행 외부 호텔에서 ‘이전 공공기관 지정방안’을 날치기 의결했다”며 “금융위는 일주일 만에 안건을 국토부로 넘겼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금융위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지난 2009년부터 십여년간 노력해 온 금융중심지 정책을 파기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금융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은 ‘토론’과 ‘숙의’를 강조하며 양곡관리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며 “산업은행 이전에 있어 어떤 논의도 없이 법까지 무시하며 강행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이자 상식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는 또 “최근 글로벌 은행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무리하게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국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주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을 위해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 바 있다”며 “그렇다면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를 선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국회를 패싱하고 법을 무시한 채 금융위와 국토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해 산업은행을 이전 대상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행정권 남용 행위이자 국회 무시 행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정부는 국회를 무시하고 산업은행 이전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바늘에 실도 빼지 않고 바느질을 하겠다’고 나선 꼴”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영덕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김주현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목표대로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며 “원희룡 장관 역시 ‘금융위로부터 이전기관 지정안을 받는 즉시 하루도 지연 없이 이행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도 지연없이 국회와 소통하겠다 해도 부족할 판에 국회를 패싱하는 것은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는 법률 개정이 필요함에도 국회 패싱을 하고 계속 생떼만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