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희 기자] 8일 오후 노란색 우산을 든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이들은 ‘생명 안전 기본법 제정’ ‘국가 책임 인정 사과’ ‘반드시 책임자 처벌’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이 우산 행진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출발해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까지 이어졌다.
이날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일주일여 앞두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시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현장은 노란색 나비 모형, 노란색 바람개비, 근조 리본이 그려진 노란색 현수막 등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고래 모양의 대형 풍선은 참가자들의 머리 위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김종기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은 “250명의 우리 아이들이, 30여명의 국민이 단 한 명도 구조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는데 여기서 멈출 거냐”면서 “9주기뿐 아니라 10주기, 15주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추가적인 진상 규명 조사와 수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기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과 절망의 지옥을 경험했던 우리 엄마 아빠들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고, 고통스럽고 아픈 유가족이 생기지 않게 해야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종기 위원장은 “10.29 이태원 참사로 수백명의 고통스러운 유가족이 또 생겼다”며 “반드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이옥수씨는 연대사에서 “고향에 함께 살던 동생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며 “이제는 (우리) 두 사람이 다 참사 유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옥수씨는 참사의 책임자들을 향해 “왜 우리 아이들을 밟고 서서 그 자리에 당당히 얼굴을 들고 있냐”면서 “본인 스스로 인정하고 사죄하고 책임의 무게를 느끼고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4.16연대 공동대표인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 책임자들에게 온당하게 책임을 지우고 처벌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찾고 국가의 반성을 요구하며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를 확장하고 안전 사회를 만드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