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 유입돼 날씨 쌀쌀해
대체로 흐린 날씨 비 그쳐
“가뭄에 단비 반가운 소식”
도로 주변 등 안개 끼는 곳도

비가 내린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비가 내린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전국특별취재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산불 모두가 진화 완료됐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잦아든 덕분이다. 5일 산림청에 따르면 2일부터 4일까지 전국에서 총 5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충남도내에서만 홍성을 비롯한 7개 시군에서 10건의 산불이 발생해 5일 0시 기준 1632㏊의 산림과 주택 등 85동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전남 함평, 순천에서도 산불이 3단계까지 격상돼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날 내린 비로 인해 모두 소강됐다.

그간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광주·전남 지역 주민들도 한숨을 돌렸다.

6일엔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중부지방과 전라권, 경북서부내륙 지역에는 약한 비가 내렸다. 이날 강수량은 5㎜ 미만이라 대부분 시민은 가뭄 해갈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가뭄을 해결하기엔 강수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3월 전국 강수량은 28.7㎜로 평년(56.5㎜)보다 적었다.

최진아(가명, 40대, 경기 평택시 용이동)씨는 “날씨가 건조해서 전국적으로 화재가 많았는데 비소식을 듣고 안심했다”며 “좀 더 빗줄기가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산불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3월 높은 기온으로 인해 부산, 대전, 청주 등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관측 이래 벚나무가 가장 빨리 개화했다. 서울은 지난달 25일 벚꽃이 피면서 가장 빨랐던 2021년 3월 24일 다음으로 개화기가 빨랐다. 이렇듯 벚꽃이 빨리 핀 데다 전국에 내린 비로 일찍 꽃잎이 떨어져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황성호(가명, 50대, 경기 안성시 원곡동)씨는 “무엇보다 산불 걱정이 컸는데 마침 내려준 봄비가 너무 고맙다”며 “벚꽃들이 다 떨어지고 시원하게 내리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미세먼지도 없어서 좋다”고 흐뭇해했다.

신미현(가명, 30대, 경기 평택시 비전동)씨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소방대원과 국민이 맘졸이고 걱정했는데 봄비가 시원하게 내려 전국의 모든 곳의 산불이 진화돼 다행”이라며 “어제 내리는 평택의 비를 보니 강수량이 적은 것 같아 그게 좀 아쉽다”고 전했다.

비가 와서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인 경기도 안산시는 6일 오전 7.6도(전날보다 5도 낮음)를 보였다. 김안나(가명, 53, 경기 안산시 일동)씨는 “비가 안 와 너무 건조해서 산불이 여러 군데 났다고 걱정했는데 산불도 진화되고 가뭄에도 좀 도움이 되는 단비 같다”고 말했다.

충북지역에도 비는 이어졌다. 강수량은 5㎜ 미만으로 적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이었다.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인 5일보다 3도 정도 낮았다. 청주가 10도로 충북 11개 시군 중 가장 높았으며 이어 충주 9도, 제천·단양·진천·증평·보은·옥천 8도, 음성·괴산·영동 7도 등을 기록했다.

이지형(29, 여, 충북 청주시 모충동)씨는 “오랜만에 비오니까 행복했다”며 “어둡고 나른해서 좀 졸린 느낌도 든다”고 했다. 최선미(28, 여, 충북 청주시 수곡동)씨는 “공기가 많이 추워졌지만 미세먼지가 없어서 쾌적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재외국인 샤오밍(39, 여, 충북 청주시 복대동)씨는 “중국에 봄비는 기름처럼 귀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지금 내리는 비가 굉장히 반갑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해빙기 비가 내리면서 낙석, 토사 유출, 산사태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적인 비 소식 이후 기온이 다시 내려가 과수 재배 농가의 주의도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해당 지역 농가에 농작물 저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다. 특히 현재 꽃이 활짝 핀 배나무는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꽃의 밑씨(배주·자란 뒤 열매의 씨가 되는 부분)와 암술이 저온 피해를 받아 검게 변하거나 꽃이 말라 죽을 수 있다.

충남권은 6일 저녁까지 약하게 비가 오거나 일부 지역에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가시거리가 짧아져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바다 안개가 유입되는 충남 서해안에는 가시거리 200m 내외의 짙은 안개가 꼈으며 해안에 인접한 교량(서해대교 등)과 도로에도 안개가 짙게 껴 주의가 요구됐다.

전북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전주 등 일부 지역에서 시간당 1㎜ 미만의 약한 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아침 최저기온은 6~10도, 낮 최고기온은 11~14도로 평년(최저기온 1~5도, 최고기온 15~18도)보다 높았으나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면서 7일 아침 기온은 6일보다 5~6도가량 낮은 2~6도로 예상된다.

군산, 익산 등 전북 서쪽 지역에서는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어 안전사고와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광주 전남은 지난 5일 다소 강한 비가 내렸지만, 6일엔 이슬비가 내리는 정도였다. 오랜만에 내린 단비에 가뭄 해소를 기대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다만 시민들은 “최근 산불이 많았는데 적기에 비가 내려줘서 하늘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광주지방 기상청에 따르면 6일 광주와 전남은 강한 바람과 함께 흐리고 약간의 비가 내렸다.

광주전남 지역은 이대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물 부족으로 식수 단수 및 봄씨앗 파종에도 차질이 예고된다. 현재 광주전남의 주요 식수원인 전남 화순 동복댐 수위는 20%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이찬환(가명, 30, 전남 목포시 연산동)씨는 “농민들 생각하면 비가 내려 잘된 것 같은데 비가 더 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옥(34, 전남 목포시 옥암동)씨는 “오랜만에 비가 내려 반갑다”며 “비가 내려 산불 진화에도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현택(가명, 63, 전남 영암군 삼호읍)씨는 “봄비는 벼농사 밑천이라는 말도 있는데 비가 더 많이 와서 올해 농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부산·울산·경남도 다소 추운 날씨를 보였다. 한식인 6일 밤, 비가 그친 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점차 남하하면서 7일 아침 기온은 내륙을 중심으로 6일보다 2~3도가량 낮아지겠고 8일에는 7일보다 5도가량 더 낮아져 경남내륙은 0도 내외로 춥겠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부산 10도, 울산 10도, 경상남도 4~10도로 평년(3~9도)보다 1~4도 높겠고 낮 최고기온은 부산 20도, 울산 19도, 경상남도 17~21도로 평년(17~19도)보다 1~3도 올라가겠다.

해운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 김호형(가명, 50대, 남)씨는 “며칠 동안 공기가 안 좋았는데 때마침 비가 내려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건강 관리에 유의가 필요하다. 특히 8일에는 경남내륙을 중심으로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냉해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미정, 김지현, 김정자, 김동현, 이미애, 노희주, 서영화, 윤선영, 천성현, 홍나리 기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