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난간 일부가 무너져 내려 소방당국이 출동해 점검하고 있다. (제공: 경기소방재난본부)ⓒ천지일보 2023.04.05.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난간 일부가 무너져 내려 소방당국이 출동해 점검하고 있다. (제공: 경기소방재난본부)ⓒ천지일보 2023.04.05.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다리가 폭삭 내려앉을 거라고 누가 예상하겠습니까?”

지난 5일 오후 6시 30분쯤 분당차병원 장례식장.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숨진 30대 여성 A씨의 동생 B씨는 “너무 황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처음에 사고 소식을 듣고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다”며 “출근길에 다리가 무너져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뉴스를 보기 전까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비통해 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정자역 인근에서 운영하던 자신의 미용실로 출근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매일 이용하던 출퇴근 보행로에서 이날도 예약 손님을 받기 위해 다리를 지나던 길이었다.

20년 경력의 미용사인 A씨는 이전까지 서울 강남의 헤어숍에서 일하다가 3년 전 창업했다.

B씨는 “누나는 헤어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영국으로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자신이 하는 일에 진심이었다”며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기 위해 정자동에 홀로 살며 3년간 가게를 꾸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하필 그 시간에, 누나가 지나가던 쪽의 보행로가 무너져서 사고가 났는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며 “황망하다”고 호소했다.

B씨는 무너진 정자교가 최근 안전진단을 받았음에도 단 1~2초 만에 내려않은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진단에서 ‘양호’ 판정받은 다리가 무너진 것은 관리 소홀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그런 것을 못 챙긴 부분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며 “만약 거기에 누나가 아니라 학생 등 많은 인원이 있었다면 훨씬 심각한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번 사고는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곳을 지나던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30대 남성 1명이 허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후 정자교의 양방향 통제에서 탄천 상류(남쪽) 방향으로 900여m 떨어진 불정교에서도 보행로 일부 구간 침하 현상이 확인돼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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