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선거 때만 제주 아픔 강조한 尹‧與”
보수정권 李‧朴‧尹 대통령 4.3 모두 불참
불참엔 ‘해외순방준비‧일정상 이유‘ 들어
“같은 행사 매년 가는 것 적절한지” 변명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지일보 2023.04.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지일보 2023.04.02.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야구장 방문할 시간은 있어도 4.3 추념식 참석할 시간은 없습니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내일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해외 순방 준비, 일정상 이유를 불참 사유로 들었다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야구 경기장에서 시구를 했다면서 ”어제 대구는 괜찮고 내일 제주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선 후보 시절 제주도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라며 후보 시절 제주의 아픔을 강조하던 대통령이 이제와서 제주도민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주요 관계자들 모두 4.3 추념식에 불참한다선거 때 마르고 닳도록 제주의 아픔을 닦아드리고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해놓고 추념식 참석조차 외면하니 기가 막힌다고도 탄식했다.

그는 역사적 평가가 끝난 제주 4.3을 공산주의 세력의 반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진실화해위 위원장을 맡고, 김일성의 지시라고 주장한 사람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됐다제주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라고 개탄했다.

박 대변인은 “4.3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에도 제주를 찾을 예정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보듬는 제주의 아픔을 현직 대통령은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답하라고 촉구했다.

오는 3일 제주4.3 추념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당대표 및 최고위원단 등이 방문한다.

◇ 盧 국가 폭력‘에 대한 사과 이래  李보수 정권‘ 대통령 불참

올해는 제주 4.3사건이 일어난 지 75, 2002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4.3 당시에 자행된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현행 법은 제주 4.3 사건이란 194731일을 기점으로 19484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9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7년여에 걸쳐 지속된 제주 4.3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국가폭력에 의한 과거사 해결을 위해 국가보상금’ 지급도 74년 만에 이뤄졌다.

제주 4.3추념식에 참석해 최초로 국가 차원의 사과를 했던 노무현 대통령 이후 들어섰던 보수 정권 대통령은 임기 동안 4.3 추념식에는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3추념식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중에 20144.3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 2020, 2021,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 대통령실 “한덕수 총리가 내놓는 메시지가 尹정부 메시지”

    “尹, 같은 행사 매년 참석 적절한지… 올해 총리 참석 적절”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4.3추념식 불참 이유에 대해 “통상 보수 정권에선 안 가던 행사라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본지 기자에게 전했다.

이날 오후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4.3추념식 불참’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한 총리가 참석하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석한다”며 “지난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에 대해 적절한지 고민이 있다. 올해는 총리가 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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