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위성사진 결과 분석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3.28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3.28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 영변의 주요 핵 시설에서 최근 강한 활동이 포착된 것으로 1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올해 들어 계기가 될 때마다 핵만을 강조해 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와 맞물린 움직임이라 주목된다.

핵물질 생산과 연관성이 있는 만큼 북한이 핵위협을 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변 경수로 완성돼 작동 상태 전환”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지난달 3일과 17일 찍힌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ELWR)가 거의 완성돼 작동 상태로 전환된 활동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5MWe 영변 원자로는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경수로 근처에 새로운 건물 건설이 시작됐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원자로 냉각 시스템에서 물이 방출된 것도 감지됐는데, 새 건물 건설과 이번에 관측된 게 처음은 아니지만 물 방출은 경수로가 작동 상태로 거의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게 38노스의 설명이다.

아울러 영변의 우라늄 농축 공장(UEP)의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건설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확대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수로에서 나오는, 즉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만드는 핵물질이 플루토늄탄의 재료가 되는 거다. 통상 핵탄두 하나를 만드는데 4~6키로가 요구된다”면서 “다만 그보다는 농축 우라늄탄이 훨씬 많은 걸로 알려져 있다. 작은 규모의 농축시설만 있으면 되기 때문인데, 어쨌건 현재의 정황은 김 위원장의 관련 지시와 맥이 닿아 있다고 봐진다”고 진단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한 자리에서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데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통신, 한미훈련에 ‘핵위협’ 반발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2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징벌’을 언급하며 한미 연합연습을 강하게 비난하더니 2일에는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와 ‘쌍룡훈련’ 등 연합훈련에 대해 핵 위협을 가하며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쟁광들의 망동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다’라는 제하 논평에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면전쟁을 가상하여 지난 3월 13일부터 11일간이라는 력대 최장기의 대규모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쉴드’를 강행한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 광기는 련합상륙훈련 ‘쌍룡’에 병행돌입한 이후 최절정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그 추종무리들은 저들이 상대하는 국가가 실제에 있어서 핵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빈말을 모르는 우리 인민과 군대의 특질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미국과 괴뢰들이 우리 공화국을 향해 로골적인 군사적 도발을 걸어오고 있는 이상 우리의 선택도 그에 상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통신은 논평에서 여러 단락에 걸쳐 해안 상륙훈련인 ‘결정적 행동’ 등 한미 연합훈련 내용이나 미국의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 핵 추진 항모 ‘니미츠호’ 전개 사실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핵을 두려워할 줄 모르고 날뛰는 자들에게 만약 전쟁억제력이 효력이 없다면 우리의 핵이 그 다음은 어떻게 쓰이겠는가 하는 것이야 너무도 명백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에도 김 위원장의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사실을 알리며 ‘전술핵탄두’를 전격 공개하는 등 핵무기 실전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는데, 연합훈련을 트집 잡아 갈수록 핵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어 군 안팎에선 각종 무력 도발뿐 아니라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문 센터장은 당장은 아니라면서 북한은 핵실험이 가져다 줄 손익여부를 따져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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