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6년
실종자 가족, 2차 심해 수색 촉구
세월호, 이태원 참사 유족 함께 추모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저희는 6년째 봄이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봄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벚꽃이 폈는지 졌는지도 모르고 지나버렸던 6년 전 그때 이후로 저희는 계속 봄이 없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이등항해사였던 허재용씨의 누나 허경주씨는 6년 전 침몰 참사가 발생한 이후 “하루하루 가슴이 미어지고 아픈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울부짖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6년을 맞아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추모 기도회가 열렸다. 이날 기도회 단상 앞에 스텔라데이지호 모형 배 한 척이 놓여있었다. 주황색 겉옷을 입은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를 기억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등 약 80명이 기도회에 참석했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6년 추모 기도회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렸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01.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6년 추모 기도회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렸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01.

기도회 참석자들은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 더 늦기 전에!’라고 적은 주황색 피켓을 들고 있었다. 허경주씨는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한민국이 국민을 보호하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29 이태원 참사로 남동생을 잃은 조경미씨는 “부끄럽게도 이번 (이태원) 참사가 있고 난 뒤에야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6년이란 시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프고 힘이 들었을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경미씨는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이 조속히 이뤄져 진상 규명이 되고 유해가 하루빨리 수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6년 추모 기도회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01.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6년 추모 기도회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04.01.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은 박승렬 목사는 설교에서 “심해 수색은 어둠 속에 묻혀있는 스텔라데이지호 선원들만을 수습하는 일이 아니다”며 “죽은 자들을 갈라놓고 멀리 방치하고 있는 우리를 깨우치고 밖으로 나와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이루라는 주님의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실종자와 모든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중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필리핀인 선원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 전원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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