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전통사찰 테마별 소개

방문객에게 잠시나마 쉼터가 돼 주는 의상대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방문객에게 잠시나마 쉼터가 돼 주는 의상대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봄바람을 즐기며 한국 전통 사찰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인류문화작가 남민과 함께 역사 속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한국의 전통사찰을 스토리텔링 관광명소로 재해석해 테마별로 소개한다.

꿈이 이뤄지는 사찰, 신화가 있는 사찰, 한국에서 떠나는 세계불교여행, 역사를 보는 사찰 총 4개 테마 중 첫 번째 테마는 ‘꿈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번 테마의 추천 여행지는 ‘삼수생 박문수의 장원급제를 이룬 칠장사(경기 안성)’  ‘의상대사의 창건 설화가 있는 낙산사(강원 양양)’ ‘학사모를 쓴 갓바위 부처님이 있는 선본사(경북 경산)’ ‘이성계가 백일기도 후 조선왕조를 열었다는 보리암(경남 남해)’ 등 총 4곳이다.

많은 소원들이 담긴 어사 박문수 합격의 다리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많은 소원들이 담긴 어사 박문수 합격의 다리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삼수생 박문수 장원급제 이룬 사찰 ‘칠장사’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경기도 안성시 외곽 산속에 ‘칠장사’라는 사찰이 있다. 이곳은 ‘암행어사의 전설’로 불리는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뜻밖에도 암행어사 박문수는 과거시험 삼수생 출신이다. 재수마저 낙방하자 어머니의 간곡한 권유로 천안 집에서 떠나 칠장사에서 기도하고 한양으로 갔다고 한다. 칠장사에서 자신의 여행용 식량 유과를 나한전에 올리고 두 손 모아 기도한 후 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꿈에 과거시험 문제가 나타났다. 시험장에 도착하니 꿈속에서 본 시험 문제가 그대로 출제됐고, 미리 준비한 답안을 술술 써내려 간 삼수생 박문수가 장원으로 급제했다. 이 기막힌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오늘날에도 수험생과 가족들의 칠장사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박문수가 불공 때 올린 찹쌀 조청 유과는 엿과 함께 오늘날 시험 때 먹는 합격 기원 음식이 됐다는 소문이 있다.

◆의상대사 ‘낙산사’ 창건 설화

강원도 양양에는 동해의 경치를 품은 ‘낙산사’가 유명하다. 금강산, 설악산과 함께 관동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오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낙산사는 서기 671년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이 이 해변에 상주한다는 말을 듣고 7일간 재계에 들어갔다. 다시 7일 재계를 더하자 마침내 관음보살을 친견할 수 있었다. 관음보살은 자신이 앉은 자리에 한 쌍의 대나무가 솟아날 것이라며 그곳에 절을 지으라 했고, 의상이 절을 짓고 관음상을 봉안하며 낙산사라 이름 지었다.

‘낙산’은 관음보살이 상주하는 인도의 보타낙가산을 뜻한다. 의상대사는 간절한 기도 끝에 자신의 소원을 성취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원효대사가 자신도 관음보살을 친견하겠노라며 의기양양하게 찾아왔다. 낙산사를 찾아가는 도중 흰옷을 입고 벼를 베는 여인에게 원효가 장난스레 벼를 달라하니 여인은 벼가 익지 않았다고 답했다. 발길을 돌려 걷다 다리 아래서 빨래하는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청하니 여인은 그 더러운 물을 떠서 줬다. 원효는 그 물을 버리고 다시 냇물을 떠서 마셨다. 이때 소나무 위에서 파랑새 한 마리가 “불성을 깨닫지 못한 중이로다!”하고는 사라졌다. 파랑새는 희망의 메신저다. 원효가 두 차례나 여인의 정체를 몰랐던 것이다. 그 소나무 아래엔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었다.

원효대사가 낙산사에 도착하니 관음보살상 자리 아래에 아까 보았던 신발 한 짝이 있었다. 그제서야 앞서 만났던 여인들이 관음의 진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두 차례나 관음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기에 결국 친견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남을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간절한 마음으로 임해야 성취한다는 교훈이다.

산에서 내려다 본 선본사의 전경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산에서 내려다 본 선본사의 전경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학사모 쓴 갓바위 부처님 선본사

경산시와 대구시 경계선 팔공산의 갓바위 부처님에겐 전국에서 사람들이 소원을 안고 찾아온다.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어떤 사람은 질병이 낫기를, 어떤 사람은 시험합격을 빌고 빈다. 요즘엔 특히 대입 수능이나 취업 수험생들과 가족들도 많이 찾는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학사모를 쓴 ‘갓바위’ 부처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공식 명칭은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이다. 팔공산 갓바위가 있는 선본사는 창건에 관한 자료가 극히 미미한 가운데 서기 491년 극달화상이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다. 갓바위 부처님은 원광법사의 제자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서기 638년에 조성했다고 전해온다. 그렇다면 1400년 가까이 된 매우 오래된 석조상이다. 그때의 사람들이 비는 마음이나 지금 우리의 마음이나 다르지 않다.

방문객들은 학사모를 썼으니 이 부처님께 빌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높은 산 위에 있어 비바람이 몰아쳐도, 눈이 내려도 수능 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자신의 앞날이 걸린, 간절한 소망을 품은 사람들에겐 비나 눈이 길을 막을 수 없다.

방문객들이 소원을 비는 해수관음상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방문객들이 소원을 비는 해수관음상 (제공: 한국관광공사) ⓒ천지일보 2023.03.31.

◆이성계가 백일기도 후 조선왕조 연 곳 ‘보리암’

천혜 비경을 자랑하며 일출명소로도 유명한 보리암. 남해 바다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남해군 금산 높은 곳에 자리한다. 우리나라 동해와 서해, 그리고 남해 세 바닷가를 각각 대표하는 관음신앙 사찰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이 풍광 좋은 곳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좋은 기운을 듬뿍 받을 것만 같다.

사찰 이름 보리암에서 ‘보리’라는 말은 수행하는 과정을 뜻하기도 하고, 수행해서 얻는 깨달음의 지혜를 뜻하기도 한다. 이 보리암에서 수도해 나라를 세운 사람이 있다. 바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다. 사찰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이성계가 성은전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왕조를 열었다고 한다.

가락국 김수로왕이 수행 차 이 지역을 다녀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수로왕의 부인은 인도 아유타국 출신 허황후인데, 보광전에 모신 주불은 허황후가 인도에서 모시고 왔다는 향나무 관세음보살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불교는 서기 372년 고구려를 통해 중국에서 처음 전래(북방불교) 됐다는 기록보다 약 300년 앞서 인도에서 직접 들여왔다(남방불교)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2000년 전 이야기 속 신비로움을 품고 떠나는 여행이니 더욱 감흥을 일으킨다. 벚꽃명소와 유채꽃 군락지가 유명한 경남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을 꿈꾸던 보리암을 방문해 선조들의 꿈과 희망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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